[JOB] "3월 공채 기다리기보다 1~2월 채용 노려라"
지난 6일 오후 2시 서울 서강대 우정원 3층 강의실. “마케팅은 데이터를 통해 시장 분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통계나 숫자 분석에 취약한 사람은 힘든 직무죠. 인사 직무는 사측 관점에서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에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날 강의에서는 ‘산업의 이해와 직무분석’ 특강이 4시간 동안 이어졌다. 서강대 취업센터는 ‘6일 취업특강’을 마련했고 방학 중임에도 참가자가 몰렸다.

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역 인근 취업학원 1층 강의장. “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4월 초예요. 시간이 없어요. 2월까지는 SSAT 준비를 끝내야 합니다. 자신이 지원할 기업과 직무에 대한 자기소개서 작성도 3월 상반기 공채 시작 전에 끝내놔야 해요.” 강의에 나선 홍기찬 강사는 SSAT 5개 과목 공략법을 2시간 동안 소개했다.

연초부터 취업 열기가 뜨겁다. 올 상반기 대기업 공채 시즌이 두 달이나 남았지만 대학가에선 벌써 자기소개서 작성, 인·적성 대비, 면접 준비 등 취업 특강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방학 중에도 대학들은 현장체험, 취업캠프와 직무특강을 개설하는가 하면 사설 취업학원은 자소서반, 취업 8주반 등을 내걸고 있다. 각 대학 취업센터장과 취업컨설턴트들이 말하는 ‘3월 상반기 공채를 앞둔 취업준비생들이 준비해야 할 취업가이드’를 정리한다.

취업 전문가들은 3월 공채를 기다리기보다 1~2월 채용 기업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삼성에서 22년간 인사 업무를 맡았던 박원용 중앙대 인재개발원장은 “공채가 점점 줄고 수시 채용이 대세”라며 이렇게 조언했다. 박 원장은 “학생들이 삼성, 현대차, LG만 고집한다”며 “취사(就社)가 아닌 취업(就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대는 방학 중에도 취업준비생을 위해 하루 8시간 ‘1 대 1 진로 컨설팅’과 ‘온라인·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이희성 한양대 취업센터 전문위원도 “1~2월에 특히 알짜기업의 채용이 많다”며 “이런 기업은 학생들이 두려워하는 인·적성 시험을 안 보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모든 취준생들이 3월 시즌을 대비해 준비하기에 상대적으로 경쟁률도 낮다고 덧붙였다.

직무 중심의 채용 트렌드에 맞는 자소서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유희석 서강대 취업센터장은 “삼성전자 지원자라면 기업만 조사하기보다 전기·전자업종 트렌드 분석, 기술적 이슈 리서치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영업·마케팅도 기업 간 거래(B2B),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의 업무 특성이 다르기에 방학 중 선배나 지인을 통해 어떻게 업무가 다른지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강대는 3~4학년을 대상으로 이번 방학 기간에 전자, 유통, 석유화학 등 11개 업종에 대한 직무분석과 기업 재직자 초청 특강을 연다.

박서진 동국대 취업센터장도 “1월에는 자신만의 자소서 하나를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자소서 항목인 △지원 동기 △자신만의 장단점 △직무 경험 △성공 실패 스토리 △입사 후 포부 등에 대한 자소서를 미리 만들어 놓으라고 조언했다.

자소서뿐 아니라 인·적성과 면접을 위해 신문을 읽으라는 추천도 많았다. 인영실 국민대 경력개발센터 부장은 “결국 인·적성 시험에 나오는 예문이나 토론 면접의 주제는 대부분 신문기사를 참조할 수밖에 없다”며 “정기적인 신문읽기를 통해 관련 문구나 어휘를 익혀야 빠른 시간 내에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대는 신문기자를 초청해 ‘신문을 이용한 취업면접, 자소서 작성 특강’을 열고 있다.

안성만 잡멘토 대표는 “4학년이 돼 취업을 준비하면 늦다”며 “1~2학년 때부터 서둘러 진로를 준비할수록 질 좋은 취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