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파동' 배후 암시 메모 포착
청와대 인물 등 추측 난무
김무성-유승민 說도
이 날 한 인터넷신문 사진기자에게 포착된 김 대표의 수첩에는 “(청와대 유출) 문건 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당초 정치권에선 이니셜 속 인물들이 김 대표가 반감을 갖고 있는 청와대 내부 인사일 것이란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다른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수첩 바로 윗 부분에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준석 씨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손수조 씨, 음종환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등 네 명의 이름도 기재돼 있었다. 이들이 술자리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음 행정관이 김 대표와 유 의원을 문건 유출 배후로 지목하는 발언을 했고, 이 내용이 김 대표에게 전해졌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 측은 파문이 확산되자 뒤늦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수첩의 내용은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것을 메모해 놓았던 것”이라며 “내용이 황당하다고 생각해 적어놓기만 하고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음 행정관은 “지난달 18일 회동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없다”며 “당시 문건 파동은 박관천 경정이 배후가 아니라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배후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니셜의 당사자인 유 의원은 “지난 6일 저녁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저녁자리에서 이 같은 얘기를 처음 들었다”며 “너무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만약 이 같은 일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파문은 확산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계기로 지금까지 다소 냉랭했던 당·청 관계에 소통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차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