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수명연장 안건이 15일 열리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09년 12월30일 계속운전을 신청한 지 무려 5년이 지나고 있다. 한수원은 당시 월성 1호기의 설계수명 30년이 되는 2012년 11월을 앞두고 원자력법에 따라 연장 여부를 물은 것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은 탓에 월성 1호기는 벌써 2년 넘게 가동이 정지된 상태다. 이번에도 원안위가 분명하게 결론 내린다는 보장이 없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설계수명 만료 전에 이미 결론을 냈어야 할 사안이다. 법에서 설계수명 만료 5년 내지 2년 전에 계속운전 여부를 신청하도록 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18개월 이내 심사 규정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었다. 정부는 그동안 후쿠시마 사태와 원전비리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계속운전이 대선 이슈로 등장하자 눈치를 살피느라 결정 자체를 무작정 연기해왔다. 그 후 월성 1호기는 법에도 없는 스트레스 테스트까지 받았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이 계속 물고 늘어지면서 또 시간이 흘러가고 말았다. 월성 1호기가 계속운전에 들어가더라도 설계수명 만료일로부터 10년이다. 이미 소모해버린 2년을 빼면 길어야 8년밖에 가동을 못 한다는 얘기다. 원안위가 15일에도 결정을 못 하면 그마저도 보장이 안 된다. 원안위가 왜 있는건가.

정부가 결정을 못 내리는 건 사용후핵연료도 마찬가지다. 당장 2016년 고리원전을 필두로 포화에 이를 것이라는데도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게 벌써 30년이 다 돼간다. 정부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는 널렸다. 보건복지부는 1990년대부터 제기된 원격진료에 대해 아직도 시범사업이나 벌이며 결론을 못 내리고,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닫아버렸다. 정권마다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규제 중의 규제라고 할 수도권규제가 매번 표류하는 것도 똑같은 문제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올해 수도권 규제완화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 않을 정도다. 아무런 결정도 못 내리는 불임정부가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