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3일 저녁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3일 저녁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0)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1)이 해임된 것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93)의 결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밤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신 전 부회장의 해임 배경을 묻는 질문에 “아버지가 한 일이어서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된 지 이틀 뒤인 지난 10일 일본으로 출국해 그 배경에 대해 주목을 받았다.

신 회장은 일본 출장 중 신 전 부회장을 만났느냐는 질문에 “일본에서 만나지 않고 한국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9일 저녁 한국에 왔다가 12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신 회장이 10일 오전 출국한 것을 감안하면 두 사람은 9일 밤에서 10일 아침 사이 서울에서 만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일본 출장 중 일본인 전문경영인인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쓰쿠다 사장을 비롯한 일본 롯데의 경영진과 신년 인사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쓰쿠다 사장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와 계열사 임원에서 해임된 뒤 일본 롯데 경영을 맡게 됐다.

신 회장은 본인이 일본 롯데 경영까지 총괄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지난달 하순 일본 롯데 3개 계열사 임원직에 이어 지난 8일 일본 롯데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에서도 해임되면서 ‘형은 일본, 동생은 한국’으로 알려졌던 롯데그룹의 후계구도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이 롯데제과 지분 매입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롯데제과 지분을 수차례에 걸쳐 사들이며 동생과 지분 경쟁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의 눈 밖에 나면서 해임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밤 10시20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뒤 10시30분께 자택으로 돌아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