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상생을 기반으로 '마음의 통일' 준비"
대한불교조계종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공존과 상생, 합심을 기반으로 한 불교통일선언을 발표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사진)은 14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광복 70주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남과 북의 군사적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고 이를 타개할 뾰족한 수단과 방법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한국 불교의 통일사상인 화쟁(和諍)을 기반으로 ‘마음의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불교통일선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올바른 통일론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대중적 통일 담론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또 “광복 이후 70년 동안 정치, 사회 등 각 분야에서 통일을 외쳤지만 진정한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신세대는 통일에 관심조차 없다”며 “통일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오는 5월에는 전 세계 불교 지도자들과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 등을 초청해 ‘세계평화와 국민화합을 위한 기원대회’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 예정이다.

세부 일정은 논의 중이며 조계종의 주요 수행법인 간화선(화두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승속(僧俗)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참여, 선(禪)에 대한 법문을 듣고 서로 문답하는 무차선대법회와 무형문화재인 연등회를 겸해 개최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5월 기원대회에서 불교통일선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8일 충남 공주 마곡사 인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시작하는 ‘종단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도 조계종의 올해 역점 사업이다. 대중공사는 사찰 안의 모든 스님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절집의 전통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조계종의 문제점에 대한 진단과 과제, 해법 등을 모두가 모여 자유롭게 논의해 보자는 것. 자승 스님은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점을 함께 찾아가는 원융회통(圓融會通)의 아름다운 전통을 새롭게 펼쳐가겠다”며 “모인 의견은 장단기 로드맵을 수립해 실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