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 먼저 반응한 중소건설사
정부가 대형 건설회사 아파트 브랜드를 단 중산층 대상 임대주택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당초 정책수혜 대상으로 꼽힌 대형 건설주보다는 중소건설주와 건자재주가 먼저 반응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정책 수혜보다는 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건설시장 수주 감소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선 일부 중소형 건설사 약진이 두드러졌다. 계룡건설은 5.60% 상승한 96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건설(4.56%) 삼환까뮤(4.31%)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건자재주인 이건산업은 7.01% 뛰었고 LG하우시스는 2.06% 올랐다.

이들 중견·중소 건설주와 건자재주 강세는 정부가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사업 계획을 발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산업의 향후 먹거리가 임대 관리 등 부동산 서비스업이 될 전망이고 정부의 정책 방향이 ‘규제’에서 ‘지원’으로 바뀐 점도 긍정적”이라며 “국내 건설사들도 수익성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판단해 사업 진출을 본격 저울질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정책수혜주로 꼽혔던 대형 건설주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당초 전문가들은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투하자본 회수율이 떨어져 주로 대형 건설사가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날 증시에선 ‘래미안’ 브랜드의 삼성물산만 2.02% 올랐을 뿐 현대건설(-0.38%) 대우건설(-3.36%) 대림산업(0%) 등은 하락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 건설사의 성장성을 결정하는 해외 사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수주 격감 탓에 여전히 어둡고 실적 악화 우려가 크다는 점이 정책수혜 기대를 갉아먹고 있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