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노조는 회사를 싸워서 이길 대상으로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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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인건비와 강성 노조 문제 지적한 GM 경영진의 쓴소리
새해 디트로이트 모터쇼 현장에서 들려오는 한국 노조에 대한 쓴소리는 듣는 이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하지만 감추고 싶은 추한 모습이 미국 자동차업계 최고 경영진 입에서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 노조에 대한 생생한 국제적 평판이다. 댄 아만 GM 사장과 슈테판 야코비 GM인터내셔널 사장이 기자들에게 풀어낸 언어들(본지 1월14일자 A1, 17면)은 우리 노동계의 치부를 콕콕 찌르는 것이었다.
“높은 인건비와 노사 문제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진단이다. 한국GM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자동차 산업 전체의 과제라는 것이다. 맞는 지적이다. 이들은 아주 구체적인 문제도 언급했다. 예를 들어, 동일한 GM 차종을 생산할 때 한국에서의 생산비용이 인도의 두 배라는 점, 매년 임금협상을 해야하고 격년으로 꼬박꼬박 단체협상을 해야 하는 소모적 갈등, 가동률이 떨어져도 근무형태를 조정할 수 없다는 사실도 폭로됐다. 그러면서 “한국 노조는 회사를 싸워서 이길 대상으로만 여긴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툭하면 정치적 구호를 불사하는 초강경 투쟁노선의 속성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일본 기자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의 생산물량 감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들의 얘기다. 전 세계 150여개 생산기지의 개별 경쟁력을 따져 물량을 배정하는 식이니 자연스런 결론일지도 모른다. 한국GM에서는 2011년 26만대였던 생산량을 지난해 이미 8만대 규모로 줄였다. 그러나 주간 2교대를 1교대로 바꾸자는 사측 제안은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GM의 경영자들은 한국에서 노사가 신뢰를 쌓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도 말했다. 문제는 그런 불신이 한국GM의 현상만도 아니며, 이런 인식이 대한(對韓)투자 의지를 꺾게 할 것이고, 나아가 한국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제조업의 공동화 외에 다른 결과가 있을 수 없다. 현대자동차도 국내 생산성이 해외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문제가 이미 허다하게 지적됐다. 한 대 생산에 울산공장에서는 31.3시간이 걸리지만 미국 앨라배마와 베이징 공장은 각각 14.6시간, 19.5시간이다. 이런 판국에 임금과 정년을 계속 늘려달라며 기득권만 강화하려 든다.
자동차산업을 장악한 금속노조만의 일도 아니다. 독점적인 지위로 공장까지 멈출 정도로 강한 파워를 가진 것이 한국의 노조다. 노조가 변하지 않는 한 한국 제조업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높은 인건비와 노사 문제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진단이다. 한국GM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자동차 산업 전체의 과제라는 것이다. 맞는 지적이다. 이들은 아주 구체적인 문제도 언급했다. 예를 들어, 동일한 GM 차종을 생산할 때 한국에서의 생산비용이 인도의 두 배라는 점, 매년 임금협상을 해야하고 격년으로 꼬박꼬박 단체협상을 해야 하는 소모적 갈등, 가동률이 떨어져도 근무형태를 조정할 수 없다는 사실도 폭로됐다. 그러면서 “한국 노조는 회사를 싸워서 이길 대상으로만 여긴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툭하면 정치적 구호를 불사하는 초강경 투쟁노선의 속성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일본 기자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의 생산물량 감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들의 얘기다. 전 세계 150여개 생산기지의 개별 경쟁력을 따져 물량을 배정하는 식이니 자연스런 결론일지도 모른다. 한국GM에서는 2011년 26만대였던 생산량을 지난해 이미 8만대 규모로 줄였다. 그러나 주간 2교대를 1교대로 바꾸자는 사측 제안은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GM의 경영자들은 한국에서 노사가 신뢰를 쌓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도 말했다. 문제는 그런 불신이 한국GM의 현상만도 아니며, 이런 인식이 대한(對韓)투자 의지를 꺾게 할 것이고, 나아가 한국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제조업의 공동화 외에 다른 결과가 있을 수 없다. 현대자동차도 국내 생산성이 해외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문제가 이미 허다하게 지적됐다. 한 대 생산에 울산공장에서는 31.3시간이 걸리지만 미국 앨라배마와 베이징 공장은 각각 14.6시간, 19.5시간이다. 이런 판국에 임금과 정년을 계속 늘려달라며 기득권만 강화하려 든다.
자동차산업을 장악한 금속노조만의 일도 아니다. 독점적인 지위로 공장까지 멈출 정도로 강한 파워를 가진 것이 한국의 노조다. 노조가 변하지 않는 한 한국 제조업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