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필 ‘Blue Lagoon’(2014)
한성필 ‘Blue Lagoon’(2014)
남미 파타고니아의 빙하 한가운데 푸른 물이 고여 있다. 이 빙하수는 수천 또는 수만 년에 걸쳐 생성된 것이다. 화산재 등 검은 물체가 빙하에 내려앉으면 그 부분이 햇빛을 흡수해 빙하가 녹게 된다. 빙하에는 작은 홈이 생기고 그만큼의 물방울이 모이고 또 모여 이렇게 호수를 이루게 됐다.

저 파랗고 맑은 물이 작은 검댕에서 기인한 것이라니 신기하기만 하다. 사진가 한성필은 북극, 남극, 파타고니아 등 극지를 순례했다. 거기에서 기나긴 세월 동안 자연이 빚어낸 기묘한 풍경을 찍었다. 또한 인류 문명이 남긴 흔적도 카메라에 담아 나갔다. 인간과 자연의 역사가 녹아들어가 있는, 가슴 시리게 아름다운 풍경이다.(아라리오갤러리 2월22일까지)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