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가 바로 박물관이다. 외국을 여행할 때 한 번쯤 방문하는 곳도 박물관이다. 하지만 국내에 어떤 박물관이 어디에 있는지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대한민국 박물관 기행》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저자가 국내 방방곡곡에 있는 여러 박물관을 찾아가서 쓴 탐방기다.

여가와 교육 측면에서 박물관만큼 주말 가족 나들이에 어울리는 곳도 없다. 저자는 박물관을 여덟 가지로 분류해 소개한다. 전통 문화, 전통 기술, 자연, 의학, 발명, 역사, 지식, 세계 문화로 분류된 41개의 박물관은 각자의 개성을 자랑한다. 저자는 치악산고판화박물관장이 일본에서 오륜행실도 목판을 되찾기 위해 부르는 값을 다 주고 가져온 사연, 신안 보물선에서 국보급 도자기들이 모습을 드러낸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그는 “책을 쓰면서 어떤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박물관에 가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한다. 박물관 유물을 감상하면서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과거의 유산을 직접 만나 느끼는 것만큼 소중한 경험은 없다는 것이다. 집에서 가까운 박물관이 궁금하거나 평소 관심있던 주제를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충실한 가이드 역할을 할 만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