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경영권 매각 작업 시작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사 성격의 금호산업 경영권 매각작업이 시작됐다.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등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지분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어 인수 후보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경영권을 되찾는다.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산업은행은 40개 대기업과 20개 안팎의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15일 발송하기 시작했다. 금호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이며 매각 대상 지분은 채권단이 보유한 57.6%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 LG, SK, 한화, 롯데 등 주요 대기업엔 대부분 안내문을 보냈다. 또 시공능력평가 상위 20위권 내 건설사들을 접촉해 관심을 보이는 기업엔 티저레터를 보내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금호산업 지분 6% 이상을 장내에서 전격 매입한 호반건설도 포함된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인수 후보의 분위기를 파악한 뒤 오는 28~29일께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금호산업 매각의 가장 큰 변수는 지분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회장의 자금조달 능력이 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금호리조트를 줄줄이 소유하게 된다”며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보유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가 박 회장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동생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매각에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는 이날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낸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각 이행 청구소송에서 금호석유화학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금호석유화학은 과거 채권단과의 합의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매각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라’며 금호산업이 낸 소송에서 “원고(금호산업)와 피고(금호석유화학) 간 주식 양도 합의가 성립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 회장이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는 금호산업이 최대주주(지분율 30.08%), 금호석유화학이 2대 주주(지분율 12.61%)다.

하수정/이미아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