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반(反)테러와 표현의 자유의 상징이 된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에 맞선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구호가 등장했다.

15일 외신 보도(현지시간)에 따르면 이 같은 대립 구도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 이후 14일 처음 낸 '생존자 특별호'에서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만평을 표지에 실으면서 논란은 더욱 격화됐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타인의 종교를 모독하거나 조롱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란 구호가 힘을 얻는 추세.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무한한 표현의 자유'가 돼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앞서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과 누드 만평 등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때문에 헤즈볼라, 탈레반 같은 급진 무장단체뿐 아니라 이집트, 이란, 파키스탄, 터키 등 이슬람권 각국 정부도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성명을 통해 "표현의 자유가 어떤 공동체의 종교적 정서를 다치게 하는 데 사용돼선 안 된다"며 "국제사회가 도발적 매체의 발행을 단념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예언자에 대한 모독을 용납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가 모욕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무함마드에 대한 만평을 수차례 실었던 샤를리 에브도의 파리 사무실은 지난 7일 예멘 알카에다의 지령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을 받아 12명이 사망했다. 이슬람권에선 무함마드의 형상화를 금지하고 있으며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행위에 대해선 중형이 선고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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