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 시즌이다. 하얀 눈은 내리쬐는 자외선을 반사해 눈 건강에 치명적이다. 잔디밭은 1~2%, 건물은 5~10% 정도의 자외선을 반사하지만 흰 눈의 자외선 반사율은 무려 80% 이상이다. 일반 여름철 자외선보다 네 배 이상 높다.

눈(雪) 위에선 눈(目) 조심!…흰 눈에 반사된 겨울 자외선, 여름의 4배
흰 눈이 쌓인 곳에서 장시간 야외활동을 할 때는 ‘설맹증’을 조심해야 한다. 눈에 반사된 자외선이 각막을 손상시켜 염증과 함께 통증을 유발하고 시력을 떨어뜨린다. 스키장에서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고 장시간 스키를 타거나 눈꽃이 핀 설경을 보기 위해 겨울 등산을 할 때 설맹증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산을 내려올 때 2차적인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커진다. 겨울 자외선 차단에는 역시 선글라스 착용이 최선이다. 선글라스 렌즈의 색이 짙을수록 자외선 차단이 잘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너무 짙은 색의 렌즈를 끼면 동공이 커져 자외선 유입이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렌즈 색의 농도는 75~80%,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눈동자가 들여다보이는 정도가 알맞다. 선글라스를 구입하기 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지 UV마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편광 선글라스를 많이 쓴다. 편광 선글라스는 자외선을 편광막으로 걸러 눈으로 들어오는 자외선을 줄여주는 선글라스다. 반사되는 빛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그 외의 빛은 일반 선글라스보다 더 많이 통과시켜 사물을 잘 볼 수 있게 해준다.

자외선 차단과 더불어 눈을 시리게 하는 바람을 막아주는 고글 형태의 선글라스는 겨울 스포츠에 적합하다. 최태훈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원장은 “겨울에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수술을 받는 사람이 많은데, 시술 이후 3개월 내에는 스키·등산 등 겨울 스포츠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자외선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각막 혼탁 등으로 시력 저하가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