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어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의 춘추전국시대다. 배달통이 2010년 첫 스타트를 끊은 지 5년 만에 음식배달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컸다. 그러나 이제 막 개화한 배달앱 시장은 판을 더 키울 모양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빅3'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들에게 도전장을 낸 후발주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국내 배달앱 시장과 왕좌를 노리는 배달앱 업체 CEO들의 얘기를 5회에 걸쳐 담는다. <편집자 주>
[배달앱 춘추전국시대 ②] 나제원 요기요 대표 "빅3 우물안 좁다…전화가 유일한 경쟁자"
[ 최유리 기자 ] "10조원 음식배달 시장에서 배달앱은 아직 10분의 1밖에 오지 못했어요. 나머지 90%는 여전히 전화 주문에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죠. 요기요의 경쟁자는 바로 그 전화입니다."

날로 치열해지는 배달앱 업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를 묻자 나제원 요기요 대표(사진)는 이 같이 답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넘어서야 한다는 조급함도, 3위 배달통에 쫒기는 불안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요기요가 가진 자신감의 이유는 무엇인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나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 비즈니스 모델부터 달라…주문부터 결제까지 앱 안에서

나제원 대표는 요기요의 경쟁력으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꼽았다.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쿠팡, G마켓같은 e커머스 업체에 더 가깝다는 설명이다.

[배달앱 춘추전국시대 ②] 나제원 요기요 대표 "빅3 우물안 좁다…전화가 유일한 경쟁자"
"전화 주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쟁사는 포털 지도같은 디렉토리 서비스에 가까워요. 주변 음식점을 찾아 연락처를 알려주면 서비스의 역할은 끝나죠. 반면 요기요는 주문에서 결제에 이르는 과정이 앱 안에서 끝나기 때문에 전화를 걸 필요가 없습니다."

거래방식의 차이는 요기요만이 가진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모든 거래가 앱 안에서 이뤄져 거래액과 주문 내역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휴 음식점은 거래액에 기반해 광고비 없이 수수료만 내면된다. 주문 내역을 보고 어떤 메뉴에 집중할지 사업 전략을 짤 수도 있다. 이용자 입장에선 주문자 리뷰를 통해 맛없는 음식을 시킬 리스크를 줄여준다.

"다른 배달앱들은 광고비를 많이 집행하는 음식점을 상위에 노출합니다. 주문 여부에 상관없이 아무나 리뷰를 남길 수 있고요. 모든 것을 실제 주문에 기반해 운영하는 요기요와 신뢰도에서 차이를 만들 수밖에 없죠."

◆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쿨'한 서비스로 시장 확대

경쟁사보다 늦게 뛰어들었지만 요기요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정확한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201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00% 이상 뛰었다.

[배달앱 춘추전국시대 ②] 나제원 요기요 대표 "빅3 우물안 좁다…전화가 유일한 경쟁자"
그러나 지금까지 온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게 나 대표의 생각이다. 사업 비전으로 잘하는 분야에 전력을 쏟는 '선택과 집중'을 내건 이유다. 기존 음식배달 서비스에 충실하되 이용자에게 보다 편리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e커머스와 유사한 구조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점주는 앱에 올리는 상품을 달리하거나 반짝 할인을 하는 등 자기만의 샵을 가진 것처럼 운영할 수 있어요. 주문자의 경우 배송 추적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배달 소요 시간만 제공중인데 조리, 포장, 배달 위치를 안내하는 방식이죠."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음식배달은 전 국민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배달앱이 비교우위를 만들수록 빠르게 클 것이란 전망이다.

"아이폰이 '쿨'한 상품인건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요기요 역시 전단지가 없거나 전화걸기 귀찮아 라면을 끓여 먹던 사람들이 앱으로 주문하게 만들거예요. 온라인 쇼핑몰이 없던 때를 생각하기 어려워진 것처럼 요기요 없이 배달시켜 먹는 걸 상상하기 힘들어질 겁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