油價 '뚝뚝' 중동 발주량 예측 '캄캄'…해외건설 수주 목표 설정 포기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 목표인 700억달러 달성에 실패한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중동 산유국들의 건설공사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올해는 목표 수주액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 수주액을 잡지 못한 것은 2004년 ‘해외 건설 5대 강국’ 진입 목표를 담은 해외 건설 진흥계획을 발표한 뒤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油價 '뚝뚝' 중동 발주량 예측 '캄캄'…해외건설 수주 목표 설정 포기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잠정적으로 올해 해외 건설 수주 목표치를 잡지 않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주 목표가 무조건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올해는 별도의 목표치를 잡지 않기로 했다”며 “해외 건설 수주시장이 녹록지 않은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2010년 186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 수주에 힘입어 해외 건설 수주 715억달러를 달성한 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0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세웠지만 한 차례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700억달러 달성이 유력했던 작년에도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660억달러의 수주액을 올렸지만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유가 하락으로 재정위기에 직면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와 가스 등 플랜트 공사 발주를 본격적으로 연기할 것으로 예상돼 해외 건설 수주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건설업계는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을 벗어나 동남아시아나 신흥시장인 남미, 아프리카 등을 공략하는 한편 강점을 보여온 정유 플랜트 외에 토목공사와 건축공사, 신도시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수주액 등 공사 규모 대신 사업성을 면밀하게 분석해 수주 여부를 결정하는 ‘가치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