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 유라스텍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 전문가다. 그가 2008년 설립한 유라스텍은 △한국과 러시아 간 기술교류 △수출 상담 △전시회 개최 등 세 가지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이날 좌담은 ‘러시아 등 신흥시장을 어떻게 개척할 것이냐’에 집중됐다. 유아교육사업과 캐릭터 개발사업을 하는 문혜은 루루플래닛 대표, 출판업체 우주로를 운영하는 김미애 대표, 화장품제조업체 브릴리언트를 3년째 운영하고 있는 고은 대표가 질문자로 참석했다.

◆수출 타깃 정해야

김 대표는 “국내에서 특허 출원한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해외에서 따로 특허 출원을 해야 하는지, 어디서 누구를 만나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 대표는 “유통구조나 특허·디자인권·상표권 등록절차 등을 사전조사하는 데 보통 한 달 정도 걸린다”며 “예컨대 캐릭터를 수출할 때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유통하는 미디어를 공략할 것인지, 인형 등을 만드는 제조업체를 통해 수출할 것인지 등 타깃을 먼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경우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통업체를 통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증 절차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인형 같은 상품은 인증 절차가 복잡하다”며 “단계별로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민간네트워크 활용

문 대표는 러시아 유통시장의 특성을 궁금해했다. 이 대표는 “대부분의 서류가 영어가 아닌 러시아어로 돼 있다”며 “한국 중소기업이 러시아 유명 유통체인에 납품하려면 언어 장벽을 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양의 맺고 끊는 계약 문화가 러시아에 정착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정(情)을 쌓으면 기술료를 지급한 것보다 더 많은 기술이나 노하우를 이전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해외 민간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을 권했다. 지역별, 업종별로 적합한 컨설팅업체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소통이 잘 되는 컨설팅업체를 제대로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드력 강화해야

고 대표는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 물었다. 이 대표는 “러시아인들은 고가 브랜드 선호도가 매우 강하다”며 “가짜 명품이 없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브랜드화 전략과 광고비 지출이 필수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정 제품이 러시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는 가격 비교 등의 분석을 1주일가량 해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며 “유라스텍은 시장에서 팔릴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컨설팅 제공을 거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을 ‘유라비즈’에 초대했다. 유라비즈 아카데미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5시부터 6시30분까지 러시아 비즈니스 환경 등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