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는 그릇 아닌 탁자…인재 적재적소 활용 뛰어나"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그릇이 아니다. 그릇을 올려놓는 탁자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사진) 대표의 그릇 크기가 얼마나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한 벤처기업 대표가 한 말이다. 유능한 인재를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잘 활용한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 살고 있다.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일 중독자’에 가깝다. 그는 오전 4시30분 일어나 메일에 답장을 보낸다. 쓸데없는 말을 빼고 핵심만 간략하게 보내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그런데 김 대표가 언제 메일을 보내든 30분 이내에 답장하는 사람이 있었다. 넥슨코리아 CEO를 맡고 있는 박지원 대표다. 그는 김 대표의 메일에 즉각 답장을 보낼 뿐 아니라 “모른다” 혹은 “알아보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없었다. 뛰어난 기억력과 함께 맡은 일에 대해선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해두는 노력 덕분이었다.

그 덕에 2003년 넥슨에 입사한 박 대표는 일찌감치 김 대표의 눈에 띄어 차기 CEO군으로 분류돼 관리를 받았다. 그는 2010년 일본 넥슨의 등기이사, 2012년 넥슨그룹 글로벌사업총괄을 거쳐 지난해 서른일곱의 나이에 넥슨코리아 CEO로 초고속 승진했다.

넥슨에서 일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차기 CEO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여러 부서를 경험하게 하고, 글로벌 감각을 기르기 위해 해외 법인으로도 보낸다”며 “박 대표뿐만 아니라 이전 CEO도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귀띔했다.

모바일 게임회사 네시삼십삼분(4:33)을 창업해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권준모 4:33 이사회 의장도 넥슨 대표를 지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