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글 일치…책으로 쓴 '엄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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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완서 씨 장녀 호원숙 작가
산문집 '엄마는 아직도…' 출간
산문집 '엄마는 아직도…' 출간
“존경받기보다는 사랑받기를 원하셨어요. 시대와 삶과 떨어진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습니다. 만나는 사람과 자연, 인연을 너무 사랑하셨고, 이 모든 것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쓰셨습니다. 삶과 글이 일치하셨던 분입니다.”
‘한국 문학의 어머니’ 박완서(1933~2011)의 장녀 호원숙 작가(사진)는 20일 열린 산문집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출판사 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이렇게 추억했다.
그는 22일 박완서 타계 4주기를 맞아 펴낸 두 번째 산문집에서 ‘엄마와의 추억’을 되새기고 그리워한다. 고인 생전에 모녀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과 사후 엄마의 보금자리(경기 구리시 아치울 노란집)에서 지내며 쓴 글 등을 모았다.
“내 어머니가 아니라 한 분의 작가로서, 엄마로서 훌륭하게 지낸 모습과 항상 공부하고 남에게 배우려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많은 것을 함께한 사람으로서 남기고 싶었습니다.”
엄마에게 서운한 점은 없었을까. 그는 책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모녀가 아무런 갈등이 없었다고 하면 그것도 거짓말이다. 나는 어느 순간 엄마의 세계에 내가 함몰되어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딸로서 엄마를 사랑하고 작가로서 존경하지만 내 생활에서 엄마의 비중이 커질수록 나 자신에 대한 욕망이 솟아올랐다. 내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눌려 있다는 걸 발견했다.’(19~20쪽)
“어머니가 계실 때는 글을 자유롭게 썼어요.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글을 썼던 거 같아요. 어머니의 산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제 존재가 어려웠었거든요. 돌아가시고 나니 되레 어머니에 대한 글을 더 많이 쓰게 됐어요.”
산문집과 함께 1977년부터 1990년까지 박 작가가 펴낸 산문집 중 초판 당시 원본을 바탕으로 중복되는 글을 추리고 재편집한 《박완서 산문집》(전 7권·문학동네)도 출간됐다. 그는 “어머니가 하고 싶었던, 남기고 싶은 얘기를 우리 가족과 세대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며 “지위가 높은 분들 앞에선 당당했고, 낮은 분들께는 한없이 겸손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당신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한국 문학의 어머니’ 박완서(1933~2011)의 장녀 호원숙 작가(사진)는 20일 열린 산문집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출판사 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이렇게 추억했다.
그는 22일 박완서 타계 4주기를 맞아 펴낸 두 번째 산문집에서 ‘엄마와의 추억’을 되새기고 그리워한다. 고인 생전에 모녀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과 사후 엄마의 보금자리(경기 구리시 아치울 노란집)에서 지내며 쓴 글 등을 모았다.
“내 어머니가 아니라 한 분의 작가로서, 엄마로서 훌륭하게 지낸 모습과 항상 공부하고 남에게 배우려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많은 것을 함께한 사람으로서 남기고 싶었습니다.”
엄마에게 서운한 점은 없었을까. 그는 책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모녀가 아무런 갈등이 없었다고 하면 그것도 거짓말이다. 나는 어느 순간 엄마의 세계에 내가 함몰되어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딸로서 엄마를 사랑하고 작가로서 존경하지만 내 생활에서 엄마의 비중이 커질수록 나 자신에 대한 욕망이 솟아올랐다. 내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눌려 있다는 걸 발견했다.’(19~20쪽)
“어머니가 계실 때는 글을 자유롭게 썼어요.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글을 썼던 거 같아요. 어머니의 산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제 존재가 어려웠었거든요. 돌아가시고 나니 되레 어머니에 대한 글을 더 많이 쓰게 됐어요.”
산문집과 함께 1977년부터 1990년까지 박 작가가 펴낸 산문집 중 초판 당시 원본을 바탕으로 중복되는 글을 추리고 재편집한 《박완서 산문집》(전 7권·문학동네)도 출간됐다. 그는 “어머니가 하고 싶었던, 남기고 싶은 얘기를 우리 가족과 세대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며 “지위가 높은 분들 앞에선 당당했고, 낮은 분들께는 한없이 겸손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당신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