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크레이지 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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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과 몽마르트르 언덕, 샹젤리제 거리. 에펠탑이야 밤낮이 따로 없지만 몽마르트르와 샹젤리제에는 유독 밤에 인파가 몰린다. 밤문화를 대표하는 카바레 3대쇼도 이곳에서 펼쳐진다. 카바레는 우리에게 저급한 것으로 인식돼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그 반대다. 1880년대부터 관객들이 무대 앞에 모여 앉아 공연을 보고 술도 마시던 무대예술가들의 집합소다.
몽마르트르 언덕에 물랭 루주(Moulin Rouge)가 생긴 게 1889년이었으니 벌써 126년이나 됐다. 물랭 루주는 ‘빨간 풍차’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옥상에 있는 붉은 네온사인 풍차를 의미한다. 스팽글(반짝이)과 보석으로 치장한 1000여벌의 의상, 현란한 무대장치와 보일 듯 말 듯 섹시미를 자랑하는 캉캉춤으로 유명하다. 프랭크 시내트라와 잔 아브릴, 에디트 피아프 등이 활동했고 후기 인상파 화가 툴루즈 로트렉의 그림으로도 이름난 곳이다.
샹젤리제의 가로등 사이에 자리잡은 리도(Lido)는 최대 규모의 카바레답게 화려한 버라이어티쇼로 승부한다. 팔등신 미녀 댄서들이 샹송, 마술, 팬터마임 등 온갖 볼거리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물랭 루주가 유럽 스타일이라면 리도는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이다. 화끈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다. 1946년 샹젤리제 대로변에 개장해 주로 외국 여행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섹시한 쇼는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다. 노출이 심한 스트립쇼와 해학극이 백미다. 전라의 여성과 빛을 신비로운 누드예술로 승화시킨 아트섹슈얼쇼는 아방가르드의 극치라 할 만하다. 정결하면서도 세련된 에로티시즘, 빛그림자와 붉은 반점의 고혹적인 조화 등으로 강렬한 자극을 안긴다. 샹젤리제에서 센 강쪽의 조르주5세 거리에 있다. 1951년 출발했으니 3대쇼 중에서는 가장 젊다.
올 봄에는 서울에서도 크레이지 호스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4월부터 워커힐씨어터에서 오픈런(폐막시기를 정하지 않고 진행) 방식으로 공연할 모양이다. 파리 이외의 상설 공연은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다. 공연 프로그램은 ‘태양의 서커스’ 안무가로 유명한 필립 드쿠플레가 ‘크레이지 호스 베스트 컬렉션’을 뽑아 재구성했다고 한다.
잘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관광객까지 유치하는 대박 상품이 될 수도 있겠다. 다만 보수적인 국내법이 노출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 궁금하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몽마르트르 언덕에 물랭 루주(Moulin Rouge)가 생긴 게 1889년이었으니 벌써 126년이나 됐다. 물랭 루주는 ‘빨간 풍차’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옥상에 있는 붉은 네온사인 풍차를 의미한다. 스팽글(반짝이)과 보석으로 치장한 1000여벌의 의상, 현란한 무대장치와 보일 듯 말 듯 섹시미를 자랑하는 캉캉춤으로 유명하다. 프랭크 시내트라와 잔 아브릴, 에디트 피아프 등이 활동했고 후기 인상파 화가 툴루즈 로트렉의 그림으로도 이름난 곳이다.
샹젤리제의 가로등 사이에 자리잡은 리도(Lido)는 최대 규모의 카바레답게 화려한 버라이어티쇼로 승부한다. 팔등신 미녀 댄서들이 샹송, 마술, 팬터마임 등 온갖 볼거리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물랭 루주가 유럽 스타일이라면 리도는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이다. 화끈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다. 1946년 샹젤리제 대로변에 개장해 주로 외국 여행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섹시한 쇼는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다. 노출이 심한 스트립쇼와 해학극이 백미다. 전라의 여성과 빛을 신비로운 누드예술로 승화시킨 아트섹슈얼쇼는 아방가르드의 극치라 할 만하다. 정결하면서도 세련된 에로티시즘, 빛그림자와 붉은 반점의 고혹적인 조화 등으로 강렬한 자극을 안긴다. 샹젤리제에서 센 강쪽의 조르주5세 거리에 있다. 1951년 출발했으니 3대쇼 중에서는 가장 젊다.
올 봄에는 서울에서도 크레이지 호스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4월부터 워커힐씨어터에서 오픈런(폐막시기를 정하지 않고 진행) 방식으로 공연할 모양이다. 파리 이외의 상설 공연은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다. 공연 프로그램은 ‘태양의 서커스’ 안무가로 유명한 필립 드쿠플레가 ‘크레이지 호스 베스트 컬렉션’을 뽑아 재구성했다고 한다.
잘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관광객까지 유치하는 대박 상품이 될 수도 있겠다. 다만 보수적인 국내법이 노출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 궁금하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