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기업 주가 2008년 수준…美 경기회복에 반등 기대"
“올해 선진국 증시 중 가장 매력적인 곳은 일본입니다. 작년 가을에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일본 주식은 실적에 비해서 싼 편이거든요.”

글로벌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의 러스 코에스테리치 수석 투자 전략가(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일본 경제는 고령화 등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지만 일본은행의 대규모 통화확대 조치와 엔저로 인한 기업실적 상승효과 등으로 주가가 계속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일본 주식 비중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이 세계 시장에서 굴리고 있는 총 자산 규모는 4조5000억달러(약 4882조5000억원)로 주식에 2조5000억달러, 채권에 1조800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韓 수출기업 주가 2008년 수준…美 경기회복에 반등 기대"
코에스테리치 수석 전략가는 “올해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을 늘릴 시기”라고 강조하면서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랙록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주식을 더 이상 늘리지 않기로 한 것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2.5~3%로 다른 선진국 대비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국가들의 경제 성장세가 약한 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해 변동성지수(VIX)는 과거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기조 변경과 아직 부진한 유럽 경제, 우크라이나 같은 정치적 긴장 등으로 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높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신 “이머징시장에서는 아시아 주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한국 대만이 미국의 경기 회복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한국 수출기업들의 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수준으로 내려와 있다며 일부 업종과 기업은 환율이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인도 증시 역시 유가 하락과 통화 완화정책 속에서 강한 상승장을 점쳤다.

한편 올해 중반께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게 블랙록의 전망이다. 코에스테리치 수석 전략가는 “미국과 달리 유럽, 일본은 양적 완화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며 “유럽, 일본의 낮은 금리와 비교할 때 미국 장기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 미국 장기채에 대한 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채권 수익률은 과거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하이일드채권이나 이머징현지통화표시채권 등에 관심을 두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