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대원으로 보이는 괴한이 일본인 2명을 인질로 잡고 몸값을 요구하는 영상이 공개됐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IS 연계 무장단체 웹사이트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칼을 들고 복면한 남자는 영어로 “72시간 안에 몸값 2억달러를 주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했다. 인질은 지난해 8월 IS에 억류된 유카와 하루나와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겐지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1분40초짜리 동영상에는 동양인으로 보이는 오렌지색 셔츠를 입은 두 남성이 무릎을 꿇고 있으며, 검은 이슬람 복장을 한 IS 대원이 가운데 서 있다. AP통신은 이 괴한이 과거 영국과 미국 인질을 참수할 때 등장한 영국 국적의 대원과 닮은 인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괴한은 “일본 정부가 우리 아이와 여자들을 죽이고 이슬람교도의 집을 파괴하는 작전에 1억달러를 자랑스럽게 기부했다”고 일본인 인질을 붙잡은 이유를 밝혔다.

일본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등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스라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해 “생명을 방패로 협박하는 것은 변명할 수 없는 테러 행위로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관계국과 연계해 조기 석방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