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정유 R&D인력, 울산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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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1500명 감원…기본설계 인력도 서울行
화학업계도 가동 중단·축소…도심지역 '공동화' 우려
화학업계도 가동 중단·축소…도심지역 '공동화' 우려
글로벌 경기침체로 울산 주력 산업이 크게 흔들리면서 기업체의 첨단 연구개발 인력이 울산을 빠져나가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역 내 대기업들이 경영난 속에 연구개발 인력을 서울 등으로 이전·통합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자칫 울산이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초긴장하고 있다.
20일 울산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본사 공장 안은 연초부터 회사 측이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열린 인력조정회의에서 1960년대생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희망퇴직 목표 인원은 전체 직원 2만8000명의 5%를 웃도는 1500명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해 10월 전체 임원들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뒤 조선 3사 임원 262명 가운데 31%인 81명을 줄였다.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울산에 배치돼 있던 첨단 연구개발 인력을 서울로 옮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는 사상 최악의 경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 3사의 영업 및 설계 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서울 계동 사옥에 설치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울산에 있는 기본설계 등 인력 1000여명은 오는 4월까지 서울로 자리를 옮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3000명 안팎의 탈울산이 불가피하다. 명예퇴직에 따른 탈울산 인원까지 감안하면 울산을 떠나는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어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의 밀집도가 높은 동구에는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조선업종뿐만 아니라 지역 정유와 석유화학업계에도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지역 정유업계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한 정제마진 감소와 재고손실 확대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모두 30여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화학업계의 울산콤플렉스(스티렌모노머 공장), 롯데케미칼·SK유화(PTA·고순도 테레프탈산), 카프로(카프로락탐)도 지난해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조업을 축소하는 등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온산기술연구소의 일부 연구 기능을 서울 마곡산단에 추진 중인 TS&D(기술서비스&개발) 센터로 이전 중이다. 에쓰오일은 이 센터를 미래 경쟁력 확보의 구심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산업계뿐만 아니다. 울산테크노파크의 한 실장급 연구원이 최근 타지역 기업체로 이전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만 7명이 기업체나 다른 연구소로 떠나는 등 정부와 시 출연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탈울산도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없었던 경기 불황에 다양한 사업군을 거느린 대기업 집단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융복합 등 연구 기능의 수도권 집적화를 꾀하고 있다”며 “최근 일어나고 있는 연구개발 기능의 탈울산화는 울산의 어두운 미래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20일 울산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본사 공장 안은 연초부터 회사 측이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열린 인력조정회의에서 1960년대생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희망퇴직 목표 인원은 전체 직원 2만8000명의 5%를 웃도는 1500명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해 10월 전체 임원들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뒤 조선 3사 임원 262명 가운데 31%인 81명을 줄였다.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울산에 배치돼 있던 첨단 연구개발 인력을 서울로 옮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는 사상 최악의 경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 3사의 영업 및 설계 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서울 계동 사옥에 설치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울산에 있는 기본설계 등 인력 1000여명은 오는 4월까지 서울로 자리를 옮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3000명 안팎의 탈울산이 불가피하다. 명예퇴직에 따른 탈울산 인원까지 감안하면 울산을 떠나는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어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의 밀집도가 높은 동구에는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조선업종뿐만 아니라 지역 정유와 석유화학업계에도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지역 정유업계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한 정제마진 감소와 재고손실 확대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모두 30여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화학업계의 울산콤플렉스(스티렌모노머 공장), 롯데케미칼·SK유화(PTA·고순도 테레프탈산), 카프로(카프로락탐)도 지난해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조업을 축소하는 등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온산기술연구소의 일부 연구 기능을 서울 마곡산단에 추진 중인 TS&D(기술서비스&개발) 센터로 이전 중이다. 에쓰오일은 이 센터를 미래 경쟁력 확보의 구심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산업계뿐만 아니다. 울산테크노파크의 한 실장급 연구원이 최근 타지역 기업체로 이전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만 7명이 기업체나 다른 연구소로 떠나는 등 정부와 시 출연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탈울산도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없었던 경기 불황에 다양한 사업군을 거느린 대기업 집단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융복합 등 연구 기능의 수도권 집적화를 꾀하고 있다”며 “최근 일어나고 있는 연구개발 기능의 탈울산화는 울산의 어두운 미래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