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왼쪽부터), 이인영,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보좌진협의회 초청 좌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왼쪽부터), 이인영,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보좌진협의회 초청 좌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8 전당대회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후보 세 명이 21일 같은 당 소속 보좌진의 민감한 질문 공세에 진땀을 흘렸다.

문재인·박지원·이인영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보좌진협의회’가 주최한 당 대표 후보 좌담회에 참석했다. 보좌진협의회 주최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00여명의 보좌진 중 300여명이 전국 대의원으로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후보들은 바닥 민심을 잡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 후보에게는 “왜 지난 대선 때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 후보는 “2012년 4월 초선 의원이 된 뒤 그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9월 후보가 됐는데 어떻게 의원직을 사퇴했겠느냐”며 “선거는 유권자와의 약속인데 (대선 출마라는) 정치적 스케줄을 위해 국회의원직을 잠시 이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쳤다.

2010년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당 대표 선출을 예로 들며 자신을 향한 ‘당권·대권 분리론’ 공세를 정면 돌파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그때 손 대표는 우리 당 대선주자 지지도 1위였으나 ‘그런 분이 왜 대표가 되느냐’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그분이 재·보선 승리를 이끌어 대선주자로서 지지도가 더 올라가길 바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20대 총선에서 ‘친노(親노무현계) 중진 용퇴론’ 목소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친노 좌장으로 꼽히는 문 후보는 “친노 중진뿐만 아니라 그냥 중진 용퇴, 또는 호남 3선 물갈이를 말하는데 이런 인위적 인적 쇄신에는 반대한다”며 “투명한 공천제도를 통해 자연스러운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연일 ‘친노 해체론’을 주장하는 박 후보에 대해서는 “2012년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으로 친노와 손을 잡았는데, 이제 와 친노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2년 당시 이 전 국무총리와 박 후보는 각각 민주통합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맡기로 합의하면서 ‘친노와 호남 간 담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박 후보는 “당시 이 전 대표의 제안을 받고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그 길로 나아갔다”고 해명했다.

6·4 지방선거에서 박 후보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서 무소속 시장이 당선된 것과 관련, “지역구 공천도 실패하는데 총선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비판에 박 후보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는 이 후보에 대해서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역시 그동안 당 지도부에 참여하는 등 세대교체 주체가 아닌 세대교체 대상이 아니냐”는 날카로운 비판이 나왔다. 이에 이 후보는 “부족함이 많았다”고 인정하고 “기회가 오면 젊은이들이 무섭게 성장하게 하겠다. (신인들의) 진입은 쉽고, 다선은 어렵게 하는 룰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