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코스피지수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시장만 달아올랐다. '1월 효과'를 등에 업고, 시가총액이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중소형주(株)로 수익률 게임을 벌일 수 밖에 없는 국면에 놓여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1일 오전 10시23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57% 오른 585.61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장초반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은 156조3600억원에 달한다. 156조원대로 이날 장을 마감할 경우 하루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전날 154조원을 웃돌며 가장 많은 시가총액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연말 대비 7.8% 늘어난 것이고, 전년보다 11조원 불어난 규모다.

코스닥지수도 580선을 웃돌아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종전 585.69, 2013년 5월29일)로 뛰었다.

거래소는 이에 대해 "신규 상장기업 수가 증가한데다 시가총액 규모가 큰 우량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시장의 눈]코스닥 체중 사상최고 행진…"수익률 게임 중"
증시전문가들은 "중소형주 실적이 발표되기 전인 월말까지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것"이라며 "사실상 중소형주로 수익률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IBK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기저효과를 이유로 경기민감주를 살 수는 없다"며 "유가 하락에 따른 소비 개선 효과가 국내 경제에 파급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에 대형주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스닥을 필두로 하는 중소형주 강세는 이른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라며 "외국인의 매매에 관심이 높지만 정작 주식을 매도하는 주체는 국내 기관이고, 이들은 대형주를 팔아도 소형주로 수익률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도 "코스피시장 회복이 시간과 싸움으로 예상되고 있어 코스닥시장은 지속적으로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며 "2012년부터 저성장, 저금리 시대 이후 가치주(코스피) 대비 성장주(코스닥)에 대한 높은 주가프리미엄 부여가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또 코스닥시장의 불어난 신용잔고 수위로 '과열'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대해서도 "과거 코스닥시장의 고점 확인과 시차를 두고 매우 연관성이 높았던 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수준은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특히 저성장과 저금리가 시장의 컨셉으로 자리잡은 이후부터 코스닥과 코스피 간 신용잔고의 차이는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연구원은 "코스피와 차별화된 실적 컨센서스(기대치) 역시 눈여겨 봐야 한다"라며 "최근 2년 동안 코스닥시장의 4분기 순이익 전망은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지만, 지난해 4분기 코스닥시장의 순이익 전망은 연초 이후 별다른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