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계의 총아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선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 오픈스택 등을 통칭해 ‘아미고(AMIGO)’라 불리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클라우드 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하는 등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급변하는 기업 IT 환경

관공서·공기업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본격화…성장 잠재력 高高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버와 솔루션, 스토리지 등 컴퓨팅 자원을 한 곳에 모아놓고 필요한 만큼 쓰고 사용량에 따라 돈을 지불하는 컴퓨팅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은 물론 IT환경의 유연성을 높이고 사내 IT인력 운용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 최근 태블릿PC,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의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스토리지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가 선보이고 있다.

IT가 고도로 발전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거부할 수 없는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IDC는 2017년까지 기업들이 예산의 53.7%를 클라우드 컴퓨팅에 쓰게 될 것으로 전망할 정도다.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시장은 750억달러(한화 약 82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IDC의 예상이다. 예컨대 올초 부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MS를 기존 소프트웨어업체에서 클라우드 업체, 모바일 업체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IBM도 최근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하는 등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시장에 비해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클라우드 관련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2.22% 증가한 5238억원을 기록했다. 성장 잠재력이 충분함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올해 사업구조를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모바일 중심으로 활발하게 재편하고 있다. 기업들의 업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이동성과 실시간 대응이 가능한 모바일 부문을 강화하려는 추세다.

국내 시장도 ‘기지개’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환경도 서서히 조성되고 있다. 일차적으로 정부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선 작년 1분기에 발표한 ‘클라우드 산업 육성계획’에 이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도 드러나듯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포괄적인 정책들이 나왔다.

이에 따라 관공서와 공기업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까지 금융기관, 공공기관의 사이버 테러 사건 등 잇따라 사이버 보안과 관련한 사건들이 터지면서 보안에 대한 의지가 여느 때보다 강한 상태다.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의 성장은 한동안 정부가 주도하게 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는 최근 발표된 중소기업청의 ‘2014년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에서 더존비즈온을 비롯해 인프라웨어, 투비소프트, 한글과컴퓨터 등 많은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업체가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된 점에서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이 성장할 만한 시장 환경이 마련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과거 미국과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본래 저성장 국면에서는 통상적으로 기업들이 시스템 보완이나 IT 인프라 확충을 통해 업무 효율화를 꾀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데 비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보급률이 저조 한 상태여서 성장 잠재력은 일본 못지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확산이 올해를 기점으로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는 더존비즈온과 같은 국내 업체들에 큰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더존비즈온의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전자금융 부문도 향후 경기 회복과 함께 다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금융사업은 크게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서비스와 PG결제대행서비스, U-빌링(billing) 지로 수납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타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전자세금계산서는 업계 관행과 경기불황 등의 이유로 그다지 큰 매출 성장을 이루지 못해왔다. 하지만 법인,개인 사업자의 발행 의무화로 인해 발행 건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거래 대금 역시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준규 < 부국증권 연구원 Ridden79@bookoo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