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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마을] 달콤한 유혹을 이기는 힘…자제력도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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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멜로 테스트
    월터 미셸 지음 /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348쪽 / 1만5000원
    남아프리카공화국 은행 ABSA가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마시멜로 테스트’ 내용을 넣어 제작한 광고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동영상 캡처
    남아프리카공화국 은행 ABSA가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마시멜로 테스트’ 내용을 넣어 제작한 광고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동영상 캡처
    어린이집 유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두 가지 중요한 실험이 있다. 하나는 1960년대 미국 스탠퍼드대 부설 빙 유아원에서 월터 미셸 교수가 시작한 ‘마시멜로 테스트’다. 다른 하나는 2015년 한국의 여러 어린이집에서 동시다발로 진행 중인 ‘꿀밤 테스트’다.

    [책마을] 달콤한 유혹을 이기는 힘…자제력도 습관이다
    2005년 출간된 밀리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의 근간이 된 ‘마시멜로 테스트’는 아이들의 자제력이 미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50년 간의종단 연구다. 4~6세 아이들에게 당장 먹을 수 있는 마시멜로 한 개와 15분간 기다리면 먹을 수 있는 마시멜로 두 개 사이에서 선택하게 했다. 소수의 아이들이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고 코앞에 놓인 이득을 택했다. 대다수가 유혹을 뿌리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거나 고안해 즉각 만족을 지연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세 명 중 한 명만 더 큰 이득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 당시 실험에 참여했던 아동들이 중년이 된 오늘날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추가로 관찰했다. 놀랍게도 자제력을 보인 아동들은 훗날 성인이 돼서 상대적으로 대인관계를 잘했고, 대입 시험 성적도 월등히 높았으며, 더 나은 자존감과 회복탄력성을 발휘했다. 심지어 건강과 직결된 체질량 지수도 낮았다. 즉 유아 때 보여준 자제력이 미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예언해 주며 성공과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다. 마시멜로 테스트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책마을] 달콤한 유혹을 이기는 힘…자제력도 습관이다
    꿀밤 테스트는 자제력을 상실한 어른이 아이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내용이다. 어린이집 아이들은 그저 보육 교사가 시키는 것만 그대로 해야 한다. 보육 교사는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꿀밤을 때리고, 밥 먹지 않는다고 후려치고, 장난쳤다고 무릎 꿇게 하고, 떠든다고 입 안에 휴지를 쑤셔 넣고, 떼쓴다고 어두운 화장실에 감금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 목격만 한 아이들이 보육 교사의 손놀림에 즉각 몸을 움츠리며 반응하는 것을 보니 간접 경험조차 얼마나 위력적인지 알 수 있다.

    학대, 폭력, 방치, 억압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아동들이 훗날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추가로 관찰할 필요는 없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어른이 자제력을 잃고 짜증과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퍼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폐해에 대한 연구결과는 이미 넘쳐나기 때문이다. 피해 어린이가 폭행에 대한 기억을 까맣게 잊더라도 그 당시 형성된 불안감과 불신감 때문에 훗날 인간관계가 온전치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 심한 폭력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경우에는 뇌가 폭력에 즉각 공격적으로 반응하도록 학습돼 결국 폭력성이 대물림된다. 아이의 뇌회로에 변형이 일어나 불안증, 우울증, 분노조절 장애, 학습 장애 등 매우 다양하고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한다. 후유증의 잠복 기간이 길어 치료가 쉽지 않을 뿐더러 학교 부적응 학생, 관심병사, 사회부적응 시민이 유발하는 엄청난 사회비용 대가를 치르게 된다. 꿀밤 테스트는 더 이상 진행되지 말아야 하겠다.

    어찌 보면 마시멜로 테스트와 꿀밤 테스트는 하나의 이야기다. 인생의 성공과 행복에 자제력이 중요하다면 자제력이 있는 어른이 아이들에게 자제력을 실천해 보여줘야 한다. 아이는 어른이 하기 나름이고, 아이의 인성은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몸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미셸 교수는 최근 펴낸 《마시멜로 테스트》에 지난 반세기 연구로 얻은 자제력에 대한 지혜를 상세하게 소개해 줬다. 자제력은 비록 유아 때에는 형성되지 않았어도 추후 교육으로 얻어질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이 얼마나 희망적인 소식인가. 다만 우리 모두가 자제력을 진심으로 원해야 한다. 마시멜로 테스트의 아이들이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득의 유혹을 뿌리치려고 애썼듯이 우리도 단기 성공에 눈멀지 않고 장기 성공을 위해 애써야 한다. 그러면 꿀밤 테스트는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막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조벽 < 동국대 석좌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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