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입사하면서 엄청난 업무량에 스트레스를 받은 탓인지 젊었을 때와 달리 제대로 발기되지 않았다. 처음엔 충격받았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이같은 문제로 여자친구에게 차인 적도 적잖아 이제는 연애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엄마는 ‘너같은 애가 왜 여자친구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사실을 말할 수도 없고 난처하다.
아무리 능력있고 잘생긴 남자라도 ‘성기능’이 받쳐주지 못하면 고개 숙인 남자가 되기 마련이다. 행여나 자신의 남성성을 부정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크게 화를 내거나 아닌 척 해도 낙심해 자신감을 잃기 쉽다.
흔히 중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학업·업무 등 스트레스에 치이는 젊은층에서도 증가세다. 조찬호 셀피아의원 원장은 “20~30대 젊은이는 대개 병원을 찾는 게 부끄럽다고 여겨 방치하기 마련”이라며 “성기능 장애는 치료받으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을 기피하면 더 큰 성기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뇨기과에서는 보통 경구약물치료, 수술치료 등으로 발기부전을 개선한다. 하지만 성기에 수술하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통증·흉터가 남는다는 생각에 수술대에 선뜻 눕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약물 복용도 효과가 일시적이고 내성의 위험이 따른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음경에서 발기에 관여하는 해면체신경이 손상된 경우 발기부전치료제를 써도 효과가 적을 수 있다.
최근 떠오르는 게 자가골수를 활용한 ‘줄기세포치료’다. 줄기세포를 발기부전 치료에 활용하면 혈관을 재생성하고 근육을 강화한다. 음경에 원활한 혈액공급을 도와 강직한 발기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조 원장은 “음경해면체와 주변 신경에 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하면 성기능 개선을 돕는다”며 “줄기세포는 면역억제반응, 이에 따른 항염증효과, 지방세포·연골세포·뼈세포·근육세포 등으로의 분화능력, 혈관생성 유도, 빠른 회복 등으로 치료효과를 높여줘 안전하다”고 소개했다.
발기부전 치료에 활용되는 것은 성체줄기세포로 골수나 혈액에서 얻는다. 이를 위해 환자의 골수나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스마트프렙' 기기로 농축한 뒤 병변에 주입한다.
배양과정 없이 무균 상태로 채취한 세포를 현장에서 바로 분리·농축·증폭해 15분 내에 바로 사용한다. 조 원장은 “채취 과정에 드는 시간을 최소화해 바이러스·미생물에 의한 감염 우려는 크게 낮췄다”며 “일반적으로 발기부전에서는 혈액에서 채취한 1억셀의 줄기세포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시술은 국소마취로 진행되며 30분 안팎이면 마무리된다. 시술 후 7일 정도가 지나면 건강기능이 증진되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이 기간엔 원활한 생착을 돕기 위해 성생활을 자제해야 한다. 조 원장은 “이 치료는 농축된 성체줄기세포가 새로운 세포를 공급하거나 재생시켜, 인위적인이 아닌 내 몸의 재생능력을 북돋아주는 방식으로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발기부전을 개선할 수 있다”며 “항체를 형성해 감염을 막는 백혈구까지 농축돼 있어 염증 등 부작용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