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완구 총리 선택했나] 총리·부총리 모두 원내대표 출신…소통채널 갖춘 '삼두마차'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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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쏟아지는 집권 3년차…민심 동요 만만찮아
예상 뒤엎은 총리 교체 카드로 국정에 새 동력
李후보자 "야당 이기려 하지 않을 것" 교감 의지
예상 뒤엎은 총리 교체 카드로 국정에 새 동력
李후보자 "야당 이기려 하지 않을 것" 교감 의지
박근혜 대통령이 정홍원 국무총리를 유임시킬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고심 끝에 새 총리 후보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전격 내정했다. 집권 3년차 즈음에 터진 각종 악재로 국정 동력이 크게 약화되는 위기상황을 ‘정치인 총리 카드’로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당초 이번 인사에서 총리 교체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박 대통령도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각은 해양수산부 등 꼭 필요한 곳을 중심으로 하겠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 ‘이완구 총리설’이 나돌았으나 원내대표 임기가 5월까지인 점을 고려해 정 총리가 그때까지는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국정 위기탈출 ‘구원투수’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여당의 원내사령탑을 내각으로 ‘호출’한 것은 그만큼 국정 위기 탈출이 다급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이어진 ‘정윤회 문건’을 둘러싼 파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터진 연말정산 논란 등으로 민심 동요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급기야 박 대통령 지지율이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0%까지 추락하면서 이러다간 국정 운영 동력이 뿌리째 흔들리겠다는 위기감이 조기 교체의 결정적 변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범친박(親박근혜) 중진이자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을 내각 수장에 앉힌 것도 이 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당·청 관계는 물론 야권과의 관계에서도 안정을 되찾겠다는 다목적 포석이 감안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 후보자는 내정 직후 “이 시점에서 필요한 총리는 야당을 이기지 않는 총리”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관료 출신으로 당에서는 드물게 행정과 정무감각을 골고루 갖춘 인사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당·청 간 연결고리로 삼아 집권 3년차 최우선 국정과제로 제시한 경제 활성화와 이를 위한 4대 분야(노동 공공 금융 교육)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부총리만으로는 역부족이었던 각종 경제 활성화 법안의 국회 처리를 정치인 총리를 내세워 다시 한 번 강력히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각 ‘삼두마차’ 모두 정치인
이 후보자의 내정으로 박 대통령의 3기 내각 ‘삼두마차’(총리-최경환 경제부총리-황우여 사회부총리)에 모두 현직 국회의원이 기용된다. 역대 정부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최 부총리 역시 원내대표를 마치고 곧바로 내각으로 이동했고, 황 부총리는 당 대표를 지낸 뒤 내각으로 왔다. 세 명 모두 친박 인사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여권 한 인사는 “지금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관료 출신의 이른바 ‘기술자’들로는 사방에서 동시에 터지는 악재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힘들다는 게 집권자의 생각 같다”며 “실세 정치인들을 내각 수장으로 잇따라 기용한 것도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국정 운영의 속도를 높여 성과를 조기에 내겠다는 의지가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향후 국정을 운영하고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정무적인 판단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청 관계 평형 회복
‘이완구 총리 카드’는 사실 당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 내부에서도 거론돼온 대안 중 하나다. 이 후보자 내정은 이 같은 당내 요구에 대한 화답이자 당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청와대 의지의 반영이다. 정치권에서 이 후보자에게 기대를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무성 당 대표도 이날 이 후보자 내정에 대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청 관계도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당·청 간 가교는 물론 당·정 간 소통의 리더 역할을 해준다면 대통령은 좀 더 큰 부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당과의 관계를 풀어가는 데도 이 후보자는 누구보다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당초 이번 인사에서 총리 교체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박 대통령도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각은 해양수산부 등 꼭 필요한 곳을 중심으로 하겠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 ‘이완구 총리설’이 나돌았으나 원내대표 임기가 5월까지인 점을 고려해 정 총리가 그때까지는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국정 위기탈출 ‘구원투수’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여당의 원내사령탑을 내각으로 ‘호출’한 것은 그만큼 국정 위기 탈출이 다급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이어진 ‘정윤회 문건’을 둘러싼 파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터진 연말정산 논란 등으로 민심 동요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급기야 박 대통령 지지율이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0%까지 추락하면서 이러다간 국정 운영 동력이 뿌리째 흔들리겠다는 위기감이 조기 교체의 결정적 변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범친박(親박근혜) 중진이자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을 내각 수장에 앉힌 것도 이 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당·청 관계는 물론 야권과의 관계에서도 안정을 되찾겠다는 다목적 포석이 감안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 후보자는 내정 직후 “이 시점에서 필요한 총리는 야당을 이기지 않는 총리”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관료 출신으로 당에서는 드물게 행정과 정무감각을 골고루 갖춘 인사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당·청 간 연결고리로 삼아 집권 3년차 최우선 국정과제로 제시한 경제 활성화와 이를 위한 4대 분야(노동 공공 금융 교육)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부총리만으로는 역부족이었던 각종 경제 활성화 법안의 국회 처리를 정치인 총리를 내세워 다시 한 번 강력히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각 ‘삼두마차’ 모두 정치인
이 후보자의 내정으로 박 대통령의 3기 내각 ‘삼두마차’(총리-최경환 경제부총리-황우여 사회부총리)에 모두 현직 국회의원이 기용된다. 역대 정부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최 부총리 역시 원내대표를 마치고 곧바로 내각으로 이동했고, 황 부총리는 당 대표를 지낸 뒤 내각으로 왔다. 세 명 모두 친박 인사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여권 한 인사는 “지금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관료 출신의 이른바 ‘기술자’들로는 사방에서 동시에 터지는 악재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힘들다는 게 집권자의 생각 같다”며 “실세 정치인들을 내각 수장으로 잇따라 기용한 것도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국정 운영의 속도를 높여 성과를 조기에 내겠다는 의지가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향후 국정을 운영하고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정무적인 판단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청 관계 평형 회복
‘이완구 총리 카드’는 사실 당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 내부에서도 거론돼온 대안 중 하나다. 이 후보자 내정은 이 같은 당내 요구에 대한 화답이자 당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청와대 의지의 반영이다. 정치권에서 이 후보자에게 기대를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무성 당 대표도 이날 이 후보자 내정에 대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청 관계도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당·청 간 가교는 물론 당·정 간 소통의 리더 역할을 해준다면 대통령은 좀 더 큰 부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당과의 관계를 풀어가는 데도 이 후보자는 누구보다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