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숨결 녹여 넣은 정선아리랑열차
정선아리랑열차(A트레인)는 코레일이 중부내륙관광열차(V·O트레인), 남도해양관광열차(S트레인), 평화열차(DMZ트레인)에 이어 선보이는 관광열차다. 열차는 매일 청량리~민둥산~정선~아우라지역을 1회 왕복 운행한다.
정선이란 이름을 내건 만큼 디자인에도 아리랑의 숨결을 고스란히 녹였다. 외관에는 아라리 선율을 그려 넣고, 객실에는 동강, 아우라지 등 정선의 자연의 색을 입혔다. 천장 높이까지 전망창을 둬 시야도 넓어졌다. 원주~치악, 예미~민둥산, 정선~아우라지 구간을 지날 때면 창밖으로 수묵화 같은 겨울 풍광이 펼쳐진다. 오롯이 경치만 즐기도록 꾸민 1, 4호차의 전망칸도 기차여행의 묘미를 더한다.
비슷한 풍경이 익숙해질쯤 열차가 민둥산역에 닿았다. 카페칸에선 구성진 아리랑 공연이 펼쳐진다. 정선아리랑은 ‘아라리’라는 이름으로 정선을 중심으로 강원, 충북, 경북지역 등에서 전해오는 민요다. 구전되는 정선아리랑 가사만 무려 800가지나 된다.
장터 들렀다 스카이워크·집와이어 체험
시골 정취와 넉넉한 인심이 묻어나는 5일장은 정선의 대표 명소다. 예부터 기찻길과 뱃길이 만나는 곳에 장이 섰고, 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상설시장으로 발전했다. 수수부꾸미, 메밀전병, 콧등치기 국수 등 강원도 고유의 질박한 토속음식이 군침을 돌게 한다.
정선5일장은 2와 7이 들어간 날(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에만 선다.
장날이 아니더라도 볼거리는 널려 있다. 동강 상류 조양강변 아리힐스 스카이워크는 스릴 만점의 체험 여행지다. 병방산 위에 아래가 훤히 보이는 U자형의 유리 다리를 놨다. 그 위에 서면 세차게 굽어 흐르는 강물과 한반도 지형을 닮은 물돌이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스카이워크 옆 집와이어(Zip-Wire)는 계곡과 계곡 사이를 연결한 외줄을 타고 활강하는 신종 레포츠다. 325.5m 높이에서 시속 70㎞로 낙하하며 바라보는 동강의 비경은 색다른 느낌으로 와닿는다.
님아 그 강을 건너 레일바이크 타러가오
양수인 송천과 음수인 골지천이 만나 음양의 조화를 이루듯 ‘어우러진다’는 뜻의 아우라지는 정선아리랑 ‘애정편’의 발상지다. 비에 불어난 강을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하는 여량 처녀와 유천리 총각의 애절한 사연이 스며 있다. 아우라지 강변에 임을 기다리는 처녀상이 외로이 서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한편 아우라지는 조선시대 한양으로 목재를 나르던 뗏목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남한강 천리 물길을 따라 한양에 도착한 떼꾼들이 판 목재가 비싼 값에 팔려 ‘떼돈 번다’는 말이 여기서 생겨났다고 한다.
아우라지를 지나 구절리까지 7.2㎞의 철길 위로 레일바이크가 달린다.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많아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다. 페달을 밟고 나아가면 옆으로는 송천 계곡과 기암절벽의 풍경이 흐른다.
여행팁
정선아리랑 열차 이용권은 정선아리랑 열차 패스 당일권이 4만8000원이며 횟수에 상관없이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승차권만 별도 구입하면 청량리~아우라지역 간 편도요금은 2만7600원, 민둥산~아우라지역 간 편도요금은 8400원.
정 선아리랑 열차 연계 패키지는 당일과 1박2일 패키지 세 가지가 준비돼 있다. ‘정선레일바이크 코스’(레일바이크, 아우라지 뗏목체험, 아리랑전수관 등)는 6만9800원부터, ‘정선5일장 코스’(정선5일장, 스카이워크, 화암동굴 등)는 6만6300원부터, ‘1박2일 코스’(정선5일장, 아라리촌 체험, 옥산장 숙박 등)는 13만300원부터다.
아늑한 시골 밤을 보내기엔 여량면의 옥산장(033-562-0739)이 제격이다. 여관과 전통음식점을 겸하고 있어 정선에서 나는 제철 재료로 소박한 토속 음식도 맛볼 수 있다. 1544-7788(korailtravel.com)
정선=우지경 여행작가 travelett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