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레몬의 목공 기술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라라레몬 제공
라라레몬의 목공 기술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라라레몬 제공
“목공 기술엔 정년이 없습니다.”

3대째 가구업을 하는 우지훈 라라레몬 대표(43)는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에 홈을 파거나 나무끼리 엮어 만드는 한국 전통가구의 짜임 공법’으로 현대식 디자인 가구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선대(先代) 때부터 함께 해온 목공 기술자들과 일하고 있다. 직원 25명 가운데 목수 15명이 모두 60세 이상이다. 이들의 나이 합은 918세다. 40~50년 경력의 ‘목공장인’들이다. 외조부 이공걸 씨는 영화가구를, 부친 우정광 씨는 목미가구를 운영했다.

우 대표는 “나무는 톱으로 자르는 순간부터 휘고 갈라지면서 변하기 시작한다”며 “가구 만들기는 나무의 변형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짜임 공법’으로 만든 가구는 수분 함량이 다른 나무들끼리 서로 보완작용을 하도록 엮어 골격이 단단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라라레몬은 디자인 특허를 24개 갖고 있다. 우 대표는 “디자인 경쟁력은 사람에 대한 배려에서 온다”고 강조했다. 임신부가 허리를 숙여 서랍을 여닫는 모습이 안타까워 만든 ‘서랍을 위로 올린 장식장’, 손잡이에 가죽을 덧댄 서랍장 등의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우 대표는 고집이 센 기술자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원산지 표지에 제품을 만든 목공 기술자 서명을 넣었다. 지난해 5월에는 부산 명례산업단지로 공장을 옮기며 직원들이 나눠 먹을 채소 텃밭을 가꿀 목적으로 건물 뒤편에 별도 공간도 마련했다. 공장 규모도 약 3300㎡로 4배가량 늘렸다.

라라레몬은 지난해 매출 14억1000만원으로 2013년(9억7000만원)에 비해 45% 늘었지만 공장 이전·확장 부담 때문에 한 달 적자가 2000만원가량 생기고 있다. 우 대표는 “지난해 수해 등으로 생산 중단을 겪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매출은 늘고 있다”며 “적자는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생산 현장을 지켜주는 목공 기술자들이 있어 버틸 수 있다”며 “젊은이들이 위험하고 힘든 일을 피하다 보니 전통가구 공법이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