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공동묘지에 잠든 '18조 갑부' 사우디 국왕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를 10년간 통치한 고(故) 압둘라 국왕이 23일(현지시간) 평민들과 나란히 공동묘지에 묻혔다.

시신은 관도 없이 흰 천만 한 장 둘렀고, 묘소에는 뗏장을 입힌 봉분을 올리는 대신 흙바닥에 얕게 자갈을 깔아 간신히 무덤이라는 것만 알아볼 수 있는 정도다. 압둘라 국왕은 이 묘지에 묻힌 선대 국왕이나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묘비도 남기지 않았다.

자산 규모가 170억달러(약 18조4000억원)에 달하는 압둘라 국왕의 마지막이 이처럼 소박한 것은 사우디의 지배 이념인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와하비즘) 지침을 따른 결과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와하비즘 교리는 사치스러운 장례 행사를 우상 숭배에 가까운 죄악으로 간주해 국왕이 서거해도 공식적인 애도 기간을 두거나 추모 집회를 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