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케팅] 성실한 '장그래'처럼 中企지원 메시지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회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난해 말 인기리에 방영된 tvN 드라마 ‘미생’ 제작 자문에 참여했다. 드라마는 히트했고, 무역보험공사는 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 임시완 씨와 지난해 12월 광고계약을 체결했다. 아이돌 가수 그룹의 멤버인 임씨는 이 드라마를 통해 스타 배우로 성장했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에 기반한 이 드라마는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9%를 돌파했다. 완생(完生)이 되기 위해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계약직 사원 장그래(임시완 분)는 이 시대 직장인의 자화상, 과장 오상식(이성민 분)은 ‘로망’이었다. 방송가에서 직장인 소재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드라마 속 패션이 ‘오피스룩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무역보험공사의 주요 고객은 수출 기업들이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은 무역보험공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무역보험공사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한국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한 공기업이다. 신흥시장 경제가 무너졌을 때 수출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한 많은 한국 기업이 도산할 위기에 처했지만 무역보험공사가 보험금을 지급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무역보험공사는 이 같은 회사의 역할을 알리는 데 드라마 미생이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제작에 참여했다. 드라마 제작을 위한 소재를 제공하기 위해 작가들과 사전에 미팅을 여러 차례 하고, 촬영을 위한 사무실도 제공했다.

배우 임시완과의 광고 계약도 드라마 방영 중 협의가 이뤄졌다. 광고 계약 체결에 이어 지난해 12월11일 무역의 날을 맞아 임시완을 KOTRA, 무역협회와 공동으로 ‘무역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무역보험공사 측은 “무보가 오는 7월 회사 창립 23주년인 만큼 ‘청년’을 대표하는 임시완과 이미지가 부합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성실한 조력자’라는 이미지도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인 무역보험공사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졌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