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
김무성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6일 “내수 위축과 수출 악화에 따른 저성장 고착화로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의 늪이 현실화되는 것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며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국회, 특히 야당이 경제 살리기를 위한 협조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청와대가 인적쇄신을 통해 분위기를 바꾼 만큼 이제 국회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와 민생 살리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여야 정파를 초월한 정치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대표는 경제 관련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한국 경제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9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연간 성장률도 당초 전망치보다 낮은 3.3%에 그치는 것으로 추계됐다”며 “작년 4분기에는 한국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는 수출과 제조업이 0.3% 뒷걸음질치는 등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4%로 대폭 낮췄다”며 “서민경제가 살아나야 소비심리가 살고, 국가가 성장하는 선순환 성장 구조가 정착될 수 있는 만큼 경제 정책과 입법 타이밍을 놓쳐서는 절대 안된다”고 했다.

작년 하반기 정부와 여당이 국회 통과 목표로 제시한 30개 주요 민생·경제 법안 가운데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에 표류하고 있는 12개 법안의 조속한 처리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회가 경제활성화 법안의 발목을 잡아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못난 짓을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다음주면 2월 임시국회가 열리는데 처리하지 못한 경제활성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의 미국 정치권을 사례로 들며 정치 대타협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김 대표는 “미국은 작년 3분기 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실업률도 5.6%로 낮췄다”며 “작년 한 해 공화, 민주 양당 간 정쟁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게 경기 회복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있다. 이런 사례를 우리 국회도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작년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한 지 사흘 만에 여야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한 것과 12월 이민 개혁에 반대하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단독으로 만나 정책 필요성을 설명하고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직접 협조를 구한 것이 대화와 타협 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