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돼지' 천연기념물로
제주도 특산품 중 하나인 ‘제주흑돼지’(사진)가 문화재로 대접받게 됐다.

문화재청은 26일 제주흑돼지를 국가 지정문화재 가운데 하나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제주도에서 사육하는 동물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제주마(1976년)와 제주흑우(2013년)에 이어 세 번째다.

제주흑돼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도 사람들이 흑돼지 고기를 먹는 데는 지장이 없다.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된 제주흑돼지는 제주축산진흥원이 관리하고 있는 260여마리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흑돼지는 대부분 개량종이다. 육지 흑돼지는 귀가 크고 앞으로 뻗은 데 반해 제주흑돼지는 귀가 작고 위로 뻗어 있다.

제주흑돼지는 3세기 중국 기록인 삼국지(三國志)의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과 18세기 조선후기 기록인 성호사설(星湖僿說) 등에 언급된 제주 전통종이다. 일제 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외국 품종과의 교잡으로 개체 수가 점점 줄었다. 제주축산진흥원은 1986년 우도 등에 있던 재래종 돼지 5마리를 확보해 개체 수를 늘려왔다.

제주흑돼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전용 축사 건축과 사육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홍상표 제주축산진흥원 행정지원계장은 “1960년대 산업화 시절부터 경제성이 우수한 외래종이 들어오면서 제주흑돼지의 순수 혈통이 끊길 뻔했다”며 “최대한 근친 교배를 피하면서 종 보존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순수한 제주흑돼지도 적정 두수를 산정한 뒤 이 숫자를 넘기면 농가에 분양하거나 일반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