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좌)·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우)
이주영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좌)·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우)
3선인 유승민 의원이 27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공식 출마하면서 지난 25일 출마를 선언한 4선 이주영 의원과 ‘5일 전쟁’의 막을 올렸다. 원조 친박(친박근혜)에서 비박(비박근혜)계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는 유 의원과 친박계인 이 의원은 당·청 관계, 계파 갈등 해소, 증세 논란 등 산적한 현안에서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靑과 함께 호흡" vs "黨이 국정 중심"…이주영-유승민 '5일 전쟁' 막 올랐다
냉랭해진 당·청 관계와 관련해 두 의원은 방향성의 차이를 나타냈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이 정치의 중심에,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세우기 없이 매일 (청와대와) 대화하겠다”면서도 “세금 문제, 공무원연금 문제 등 생각의 차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당 입장이 옳다고 생각하면 거꾸로 청와대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당·청 관계 개선을 위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당 정책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경쟁자인 이 의원은 소통과 화합을 통한 당·청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당을 중심으로 한 여권 결속으로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도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2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내에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내대표로서 소통과 화합의 아이콘이 되겠다”며 “이제 당을 혁신하고 당·청이 힘을 합쳐야 한다. 쓴소리가 필요하지만 쓴소리보다 더 강한 것이 바로 옳은 소리”라고 말했다.

증세 문제와 관련, 유 의원은 기본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증세 없는 복지’는 아예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생각은 그분 생각이고, 당은 법인세든 근로소득세든 부가가치세든 백지에서 다 검토할 수 있다”며 “세제, 복지와 같은 민감한 부분은 (여당이) 정부만 너무 따라가는 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증세는 서민 경제에 주름살을 가져올 수 있다”며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 과연 증세로 (복지 확대 재원을) 뒷받침하는 것이 능사인지 면밀하게 검토해 나가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각각 친박, 비박이란 용어로 분류되는 등 경선이 시작부터 계파 갈등 조짐을 보이는 것에는 두 의원 모두 경계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유 의원은 “정당 내 계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2008년과 2012년 공천 학살은 정말 잘못된 것이었고 친이, 친박계 모두 반성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도 계파 구도로 가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원조 친박임을 강조하며 친박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저는 친박이란 말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친박이었다”며 “박 대통령 성공을 늘 강조한 영원한 친박이고, 대통령 퇴임 후에도 정치적, 인간적 신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친박, 비박이란 경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당 정책위 의장으로서 중립이었고 지금도 계파적 색채를 드러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당 운영상 의견차는 항상 있을 수 있다”면서도 친박계로 분류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