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부임 90일 맞은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북한, 진지한 대화 의지 갖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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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폐기 진정성 보여야 대화
朴정부 대북정책 걱정하지 않아
최근 득남…사주 보고 이름 지어
아기 돌볼 사람 한국인으로
朴정부 대북정책 걱정하지 않아
최근 득남…사주 보고 이름 지어
아기 돌볼 사람 한국인으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사진)는 27일 “북한은 진지한 대화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정동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저 하비브하우스에서 외교부 기자들과 한 공동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은 남북대화를 개최하는 데 조건을 내걸고, 이전에도 핵실험과 도발을 강행해 추가 제재를 받게 됐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에 진정성을 보이고 믿을 만한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달 한국 정부가 북한에 남북대화를 제안한 것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5·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내세우고 있다”며 “한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는데 북한이 조건을 붙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시각에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속도나 범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한·미 동맹은 빛이 샐 틈 없이 튼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미사일 위협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오바마 정부는 지난 6년간 한국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대북정책을 펼쳐왔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자유시장경제와 인권을 존중하는 통일 정부가 필요하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악화된 한·일 관계와 관련, “미국의 역할은 양국을 중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한·일 지도자들이 해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문제는 한 번에 풀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제의한 것은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건설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중 관계 강화가 한·미 동맹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 간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며 “미국은 좋은 한·중 관계를 위해 지원하고 있으며 그것이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중국이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과 공식 협상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에 부임한 지 90일을 맞은 리퍼트 대사는 지난주 득남한 소식을 전하며 “사주를 보고 아들의 가운데 이름을 한국 이름인 세준으로 지었다”며 “아기가 잠을 많이 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기를 돌봐줄 사람을 한국인으로 구해서 조만간 세준이가 나보다 한국말을 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리퍼트 대사는 지난달 한국 정부가 북한에 남북대화를 제안한 것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5·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내세우고 있다”며 “한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는데 북한이 조건을 붙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시각에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속도나 범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한·미 동맹은 빛이 샐 틈 없이 튼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미사일 위협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오바마 정부는 지난 6년간 한국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대북정책을 펼쳐왔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자유시장경제와 인권을 존중하는 통일 정부가 필요하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악화된 한·일 관계와 관련, “미국의 역할은 양국을 중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한·일 지도자들이 해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문제는 한 번에 풀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제의한 것은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건설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중 관계 강화가 한·미 동맹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 간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며 “미국은 좋은 한·중 관계를 위해 지원하고 있으며 그것이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중국이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과 공식 협상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에 부임한 지 90일을 맞은 리퍼트 대사는 지난주 득남한 소식을 전하며 “사주를 보고 아들의 가운데 이름을 한국 이름인 세준으로 지었다”며 “아기가 잠을 많이 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기를 돌봐줄 사람을 한국인으로 구해서 조만간 세준이가 나보다 한국말을 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