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인 씨의 ‘이야기 그네’.
양수인 씨의 ‘이야기 그네’.
현대자동차가 자동차에 얽힌 추억을 시각예술로 조명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28일부터 내달 17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에서 열리는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전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부터 약 한 달간 동명의 캠페인을 열어 폐차할 예정이거나 중고차로 차를 판 경험이 있는 현대차 고객에게 차량과 관련된 사연을 응모받았다. 1만8000여건 중에 14명의 사연이 뽑혔다. 채택된 사연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작품으로 태어났다. 이용백, 김종구, 이광호, 박선기 등 중견·신진작가 14명은 주인공들이 타던 낡은 차량과 부품을 이용해 추억이 깃든 작품으로 제작했다.

이민을 가기 위해 차를 판 노수린 씨(45)의 차 베라크루즈는 여행가방으로 재탄생했다. 디자이너 이광호 씨는 자동차와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노씨를 위해 자동차 운전석을 뜯어내 ‘러기지 우븐 백’을 만들었다. 아티스트 칸은 30년간 거의 쉬는 날도 없이 일했던 택시운전사 김영귀 씨(66)를 위해 설치작품 ‘미스터 택시’를 선보였다. 김씨가 몰던 그랜저 XG는 트렁크에 뒷좌석을 넣어 만든 소파 작품으로 변신했다.

산수화가 김종구 씨는 이번 전시에서 산수화 ‘쇳가루 산수화-성주꿀참외’를 제작했다. 평생 참외 농사를 짓고 있는 아버지가 처음 샀던 포터를 기억해 달라는 아들 김중희 씨(31)의 사연을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28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학생 3000원, 어른 5000원.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