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W, 한국 LED로 메이저리그를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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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애틀 구장에 조명 설치
기존보다 20% 밝고 더 또렷
전기료 줄고 야간경기 원활
NBA 경기장·기업들 관심
주차장 등 공공시설로 확장
기존보다 20% 밝고 더 또렷
전기료 줄고 야간경기 원활
NBA 경기장·기업들 관심
주차장 등 공공시설로 확장
![김덕용 KMW 회장이 지난 23일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 홈구장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LED 조명 점등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1501/AA.9540029.1.jpg)
케빈 매더 시애틀 매리너스 사장은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데 처음 LED 조명을 설치하는 모험을 했다”며 “바뀐 조명이 올 시즌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명이 선수 경기력 향상”
이동통신 장비 사업을 하던 KMW는 5년여 전 LED 조명 분야에 뛰어들어 이번에 성과를 냈다. 깐깐한 메이저리그 구단이 이름도 잘 모르는 한국 기업의 제품을 쓰기로 한 배경에는 ‘성능을 앞세운 마케팅’이 있었다.
상당수 LED조명 업체가 에너지 절감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KMW는 성능을 강조했다. 선수 연봉으로 한 해 1억달러(약 1100억원) 이상 쓰는 구단을 설득하려면 ‘투자한 만큼 뽑아낼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전기요금 절감은 기본이고 선수들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가 필요했다.
현지에서 마케팅을 총괄한 KMW 미국 판매사 플랜LED의 존 황 사장은 “교수와 연구원 등 조명 전문가 30여명의 연구자료를 기초로 조명이 선수들의 경기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어떤 조명을 써야 하는지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가장 먼저 했다”고 말했다.
◆20% 더 밝고 눈부심은 적어
제조를 맡은 KMW는 기존 조명보다 밝기를 20~30% 끌어 올리면서도 눈부심이 적게 제품을 만들었다. 전기료도 기존 조명보다 60% 이상 줄였다. 주 조명 교체에 800W짜리 LED 조명 578개가 사용됐다.
각각의 조명이 타깃 지점을 정확히 비추는 작업(에이밍 작업)을 할 때는 제품 설계를 수차례 변경했다. 어느 한 부분이 지나치게 밝거나 어둡지 않으려면 빛이 퍼지는 각도가 중요한데, 기존에 보유한 15도짜리 제품으로는 구단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KMW는 30도짜리 제품을 새로 만들어 15도짜리와 교차 사용하며 이 문제를 해결했다.
깜박임 방지에도 공을 들였다. TV 중계화면에서 슬로모션으로 보면 불빛이 깜박깜박하는 게 보이는데, 전원공급장치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KMW가 이번에 설치한 조명은 1초에 480프레임을 재생하는 울트라 슬로모션으로 확인해도 깜박임이 없다.
이 때문에 시험 평가에서 “방송 관계자들의 극찬을 받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또 “방송 중계 시 색 재현력도 크게 좋아져 초록색 잔디 색감이 그대로 표현된다”고 덧붙였다.
◆NFL·NBA 경기장과도 논의
KMW는 미식축구(NFL) 애틀랜타 팰컨스 주경기장과 시애틀 시호크스 연습구장, 미 프로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주경기장 조명을 바꾸는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보잉 등 대규모 공장이 있는 기업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덕용 KMW 회장은 “메이저리그에서 물꼬를 트자 입지가 좋아졌다”며 “스포츠 조명으로 자리잡은 뒤 주차장, 공공시설 등 범용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오는 4월17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경기에 시구자로 나설 예정이다. 당초 개막전 경기 시구자로 논의됐으나, 추신수 선수가 등판하는 경기에 나오는 게 더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로 날짜가 변경됐다.
시애틀=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