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 대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한화 등에 불과했다. 현대차는 인문계 지원이 많은 경영지원 직군을 수시 채용으로 뽑았으며, 기아차는 상반기 공채 대신 문·이과 모두 상시 채용을 통해 뽑았다.

두산 계열 3개사에서는 신입 공채 대신 인턴채용을 했다. 포스코도 전역장교 및 인턴십 채용만 했다. 그나마 CJ(600명) 이랜드(400명) KT(300명) 등이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해 숨통이 트인 정도였다. 신세계 한진 LS 효성 등은 이미 연 1회 하반기 공채만 하고 있다.

은행권도 연 1회 대졸 신입 채용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2013년까지 매년 상·하반기 두 번의 공채를 진행해 오던 은행권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신한은행(100명) NH농협은행(400명) 두 곳만 공채를 했다. 채용 규모도 전년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증권사는 몇몇 회사를 제외하곤 인턴과 수시채용을 통해 인력을 뽑는 추세다.

채용 규모가 줄면서 경쟁률은 100 대 1을 훌쩍 넘을 정도로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에는 상·하반기 각각 10만명이 몰렸다. 작년 상반기 400명을 뽑았던 농협은행에 4만여명이 지원했고 하반기 220명을 뽑은 기업은행에도 2만4000여명이 몰렸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지원자가 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200명을 뽑은 태광산업에는 1만4000여명이, 40명을 뽑은 농심에도 1만여명이 몰렸다.

3월 상반기 대졸 채용 시즌이 다가오지만 기업들은 아직도 뚜렷한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채용 인원이 적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뽑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