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그리스 부채감축 안돼"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승리가 확정된 26일(현지시간) 구제금융 채권단인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에선 시리자의 긴축 중단과 국가부채 감축 요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총선 승리로 새 그리스 총리가 되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에게 채권단과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유로존 회원 자격을 유지하는 것은 기존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선거로 정권이 바뀌었다고 그리스의 책임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지켜야 할 규칙과 협정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속을 했다면 그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그리스에 채무 이행을 요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사진)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국가에 특별대우를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베노엇 큐 ECB 이사는 “ECB가 그리스의 부채를 감축해 주는 것은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북유럽 국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핀란드의 알렉산데르 스투브 총리는 “그리스에는 핀란드 국민의 세금 20억유로가 투입됐다”고 부채 감축 요구를 일축했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시리자는 다른 유럽 국가가 자신들에게 더 많은 돈을 몰아줄 것을 약속해 정권을 잡았다”고 꼬집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