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건설 관련 중견기업을 경영 중인 A씨는 최고위과정 마니아다. 기수가 오래되고 동문이 많은 이른바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최고경영자 과정이나 법·행정 계열 최고위과정은 대부분 섭렵했다. 그는 올 들어 SKY대 이외의 최고위과정도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A씨가 다녔던 한 최고경영자과정의 관계자는 “A씨는 최고위과정을 통해 구축한 탄탄한 네트워크가 자신의 든든한 후원군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대학에 개설된 최고경영자과정(AMP)을 비롯해 법·행정·인문·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영되는 최고위과정은 비용이 적게는 180만원에서 많게는 27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최고위과정별 수강료가 크게 차이 나는 것은 기업 임원 등 주요 수요자들이 액수 차이만큼 효용가치도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고위과정에 다니는 기업체 임원의 경우 상당수는 회사에서 비용을 지원받는다. 경기가 좋으면 기업체 수요가 늘어 일찍 마감된다. 대학들이 법과대, 행정대, 인문대는 물론 부동산, 미술, 유아교육, 패션, 프랜차이즈 등으로 최고위과정을 확대한 것은 기업체 수요를 겨냥한 포석이다. 경기가 침체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비인기 과정은 인원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 골프 문화에 특화한 일부 최고위과정 가운데엔 올해 모집을 무기한 연기한 곳도 있다.

최고위과정은 ‘로비 창구’라거나 ‘커리큘럼이 허술한 사교 모임’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학 최고위과정 관계자는 “딱딱한 전문지식보다는 문학 사학 철학 등 인문학적 소양을 쌓으면서 교분을 넓히려는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최고위과정이 건전한 네트워크 구축에 일정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희은/홍선표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