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입소문 타는 쌍용차 티볼리…박스형 SUV 새 장르 개척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은 지난 21일 대표이사 은퇴 선언을 하며 “티볼리가 성공적으로 출시된 이 시점이야말로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지난 6년간 쌍용차의 마힌드라 그룹 편입, 회사 정상화 등을 이끈 그가 티볼리 출시(13일) 직후 떠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선 “시장에 안착하는 것까지는 보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아쉬운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대기 중인 계약 물량만 5000여대에 이르고, 실제 티볼리를 타 본 사람들의 입소문도 긍정적인 것을 보면 이 사장의 은퇴 발표는 그만큼 티볼리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기자가 지난 23~25일 주말에 타 본 티볼리의 전체적인 느낌은 ‘단단하다’ ‘경쾌하다’ ‘합리적이다’는 것이다. 우선 외관은 세련되면서도 단단한 인상을 준다. 각종 모터쇼에 콘셉트카로 전시됐을 때는 랜드로버의 이보크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실제 출시 모습은 좀 더 정사각형의 박스카에 가깝다.

르노삼성의 동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가 새로운 타입의 유선형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면 티볼리는 단단한 외관의 박스형 SUV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느낌이다. 길거리 행인들이 한참 동안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이게 쌍용차에서 새로 나온 차인가”라고 물어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눈길을 끄는 디자인이다.

주행 감각은 단단하다. 차체가 높은 SUV를 타다 보면 간혹 흔들거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티볼리는 차체를 아주 꽉 조인 것처럼 쏠림 현상이 거의 없다. 126마력 엔진은 1300㎏의 차체를 경쾌하게 달리도록 해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 변속 시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가격은 동급 차량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티볼리가 1635만~2347만원, QM3는 2280만~2495만원, 한국GM 트랙스가 1953만~2302만원이다. 성능과 연비, 편의사양 등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시작가가 낮다는 점은 ‘내 생애 첫 SUV’라는 슬로건에 들어맞는다.

소음이 좀 있고 100㎞/h 이상 고속 주행 시 힘이 달린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타깃층을 명확히 정하고 가격을 낮추는 과정에서 ‘더할 것은 더하고 뺄 것은 뺀’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분석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