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28일 조직 분위기를 확 바꾸기 위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3년 이상 근무한 임원의 보직을 대부분 바꾸고 계열사 인재를 본사로 불러들인 게 특징이다. 포항과 광양 제철소장도 교체했다.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으면서 성과 중심의 인사 원칙을 적용하려는 권오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임원 승진 인사는 3월 정기주주총회 직후 할 예정이다.

○‘성과 중심’ 인사 원칙 고수

권오준 회장
권오준 회장
권 회장은 계열사 인재를 포스코 본사로 대거 영입했다. 포항제철소장에 김학동 포스코 SNNC 대표를, 광양제철소장에 안동일 전무를 임명했다. 김 소장은 출자사 대표에서 제철소장으로 임명된 첫 사례다. 김 소장은 포항제철소 품질기술부장, 광양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 등을 지내다 계열사인 포스코 SNNC 대표로 근무했다. 안 소장은 포스코건설 플랜트 담당임원 및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을 지낸 제철소 설비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통상 제철소장은 제철소 제강부장 등이 맡아 왔다”며 “경험과 실적, 경영 능력 등을 고려한 파격 인사”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 전체의 핵심 전략 수립과 실행을 책임지는 가치경영실의 사업관리담당 임원에는 정기섭 대우인터내셔널 상무가 선임됐다. 경영인프라본부 정보기획실장에는 여성 정보기술(IT) 전문가인 박미화 포스코ICT 상무보가 발탁됐다. 올해 포스코그룹의 교육 독립법인으로 출발하는 포스코 인재창조원 원장에는 박귀찬 포스코건설 전무가 내정됐다. 10여명의 자회사 임원이 포스코 본사로 자리를 옮겼고 그룹 전체로는 30여명의 임원이 소속 회사를 바꿔 근무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통상 본사에서 계열사로 승진 발령이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게 관례였지만 권 회장은 성과에 따라 본사와 계열사를 넘나드는 유연한 인사가 필요하고 강조해 왔다. 지난해 3월 조직 개편 때도 대우인터내셔널에 근무하던 조청명 전무를 포스코그룹 가치경영실장에 임명했다.
권오준의 인사 키워드는 '성과 중심'…계열사 인재, 전문성 살려 본사 재기용
○해외 독립경영 체제 강화

포스코는 해외에서 그룹 차원의 협력과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별로 대표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번 인사에서 미주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세 지역의 대표 법인장을 선임했다. 해외법인의 독립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현재 해외 파견인 주재원을 해외법인 소속으로 전환하고 회사 규모에 맞춰 현지 임원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날 보직이동 인사만 하고 승진 인사는 3월 주총을 거쳐 별도로 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승진인사를 별도로 하는 이유는 작년 하반기부터 준비 중인 임직원 글로벌 통합 직급체계 시행에 대비해 그룹사 간 직급 수준을 조정하고, 개인별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년까지 포스코그룹은 3월 주총에 맞춰 임원인사를 해 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