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골프장 20여곳 '법정관리 분쟁' 왜…회원 권리 vs 회생, 두 法의 충돌
강원 횡성에 있는 한일개발 소유의 옥스필드 컨트리클럽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부 회원은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경우 받을 수 있는 입회보증금이 대폭 줄어든다며 별도의 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지난 16일 옥스필드 컨트리클럽(18홀 회원제)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전국적으로 540여개의 골프장이 난립하고 경기침체로 골프인구 증가율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옥스필드 골프장은 과도한 부채를 이기지 못했다. 옥스필드 골프장은 2010년 문을 열었지만 당시 66억여원의 적자를 냈고 2011년 45억여원, 2012년 23억여원, 2013년 37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부 회원은 옥스필드 골프장이 통상 일반 기업의 파산 절차를 따를 경우 700억원에 달하는 입회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힘들 것이라며 별도의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 제27조는 ‘체육시설업자가 사망, 영업 양도, 합병의 경우 그 상속인, 영업양수인,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은 기존 회원의 권리를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골프장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회원의 분양금 반환채권을 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접수된 골프장 법정관리 사건은 광릉레저개발과 오션뷰 등 총 7건이다. 전국적으로 법정관리 골프장이 20여건에 달하며 자본잠식 골프장은 80여개다.

‘기업회생(통합도산법)이 먼저냐, 회원권리(체육시설법)가 우선이냐’ 논쟁에 대한 지금까지의 법원 판결은 골프장 소유주에게 유리하게 나왔다.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은 골프클럽Q안성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통합도산법을 적용해 회원들에게 원금의 17%만 돌려주는 것으로 결정했다. 법정관리 골프장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사실상 회원들의 권리를 대폭 축소시킨 법원의 판단이다.

옥스필드 골프장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의 이완식 변호사는 “골프장 법정관리에는 통합도산법이 우선 적용돼야 실질적으로 골프장이 살아날 수 있다”며 “골프클럽Q안성 관련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