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제보험회계기준 도입땐 일부 보험사 자본잠식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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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후원 '보험회계기준 도입' 세미나
보험부채 평가기준 원가→시가
부채, 눈덩이로 불어날 것…저축성보험료 수익서 제외 '타격'
"투명한 지표 공개…긍정적 효과"
보험부채 평가기준 원가→시가
부채, 눈덩이로 불어날 것…저축성보험료 수익서 제외 '타격'
"투명한 지표 공개…긍정적 효과"
“3년 후 보험 회계기준이 바뀌면 보험업계의 재무구조가 민낯을 드러낼 겁니다.”
2018년 국제보험회계기준(IFRS4) 도입으로 국내 보험사들의 재무구조가 급변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부채(책임준비금)는 급증하고 보험상품 판매에 따른 수익(매출)이 고꾸라지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보험사 경영진이 단기 성과주의를 지양하고 투자자에게 투명한 재무제표를 공개할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부수 효과도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한국회계기준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IFRS 보험회계기준 2단계 도입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가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발표자로 나선 박정혁 회계기준원 연구원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보험회계기준 제정안이 올해 확정돼 2018년 시행될 예정”이라며 “보험사 재무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보험회계기준 개편의 핵심은 보험부채 평가를 종전 원가 기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이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추후 보험금이나 해약 환급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립해 놓는 일종의 부채다. 3년 후부터 보험부채 평가방법이 바뀌면 과거 고금리 시대 10%대 할인율을 적용하던 것을 현재의 낮은 할인율(2~4%)로 재평가하면서 보험부채 규모가 급증하게 된다. 일부 보험사는 자본 잠식에 빠질 수밖에 없어 유상증자도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의 우려다.
저축성 보험료를 수익에서 제외하는 개편안 내용 역시 보험업계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저축성보험 위주로 영업해 온 보험사들의 수익이 최대 3분의 1 토막 날 것이란 예상에서다.
회계기준원은 국내 보험업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보험부채 할인율을 소급 적용하지 않도록 국제회계기준위원회 측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신상만 교보생명 상무는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내부 회계시스템뿐만 아니라 경영관리 전반의 인프라를 다 바꿔야 한다”면서도 “재무제표에 상품 시가를 그대로 반영하면 단기 성과에 집착해 온 잘못된 상품 출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에게는 단기 악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호재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엄청난 혼란에 직면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험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기업가치 상승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2018년 국제보험회계기준(IFRS4) 도입으로 국내 보험사들의 재무구조가 급변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부채(책임준비금)는 급증하고 보험상품 판매에 따른 수익(매출)이 고꾸라지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보험사 경영진이 단기 성과주의를 지양하고 투자자에게 투명한 재무제표를 공개할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부수 효과도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한국회계기준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IFRS 보험회계기준 2단계 도입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가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발표자로 나선 박정혁 회계기준원 연구원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보험회계기준 제정안이 올해 확정돼 2018년 시행될 예정”이라며 “보험사 재무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보험회계기준 개편의 핵심은 보험부채 평가를 종전 원가 기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이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추후 보험금이나 해약 환급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립해 놓는 일종의 부채다. 3년 후부터 보험부채 평가방법이 바뀌면 과거 고금리 시대 10%대 할인율을 적용하던 것을 현재의 낮은 할인율(2~4%)로 재평가하면서 보험부채 규모가 급증하게 된다. 일부 보험사는 자본 잠식에 빠질 수밖에 없어 유상증자도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의 우려다.
저축성 보험료를 수익에서 제외하는 개편안 내용 역시 보험업계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저축성보험 위주로 영업해 온 보험사들의 수익이 최대 3분의 1 토막 날 것이란 예상에서다.
회계기준원은 국내 보험업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보험부채 할인율을 소급 적용하지 않도록 국제회계기준위원회 측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신상만 교보생명 상무는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내부 회계시스템뿐만 아니라 경영관리 전반의 인프라를 다 바꿔야 한다”면서도 “재무제표에 상품 시가를 그대로 반영하면 단기 성과에 집착해 온 잘못된 상품 출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에게는 단기 악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호재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엄청난 혼란에 직면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험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기업가치 상승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