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서 영감 받은 '몸짓'…무용·미술의 앙상블
하나가 되려 하지만 오히려 갈등과 고통이 증폭되는 현대인의 관계 맺기를 몸짓으로 풀어낸 현대무용이 무대에 오른다. 무용가 김나이 씨(35)와 조각가 최수앙 씨(40)는 30, 31일 이틀간 옛 서울역사에 있는 문화역서울 284 RTO공연장에서 현대무용 ‘원(ONE)’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김씨가 최씨의 조각 ‘더 원(The One)’에서 영감을 받아 무용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김씨는 지인의 소개로 최씨의 조각을 접하게 됐다. 김씨는 “등이 꿰매져 있어 하나처럼 보이지만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남녀 조각, 서로 포개져 있지만 머리가 하나밖에 없는 조각상 등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며 “사람들이 관계를 맺어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연에는 김씨가 이끄는 무용단 ‘김나이 무브먼트 콜렉티브’의 무용수 6명이 등장한다. 두 명씩 짝을 이뤄 무대에 나선다. 첫 번째 커플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사람들의 모습을, 두 번째 커플은 연인이 된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 불협화음을 내는 상황을 보여준다. 화이트보드 재질의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 무용수들은 서로의 얼굴에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세 번째 커플의 몸은 밧줄로 묶여 있다. 두 사람은 어떤 몸짓을 보여줄까.

공연은 무용수와 관객들의 상호작용으로 완성된다. 일반 극장처럼 무대와 객석이 분리된 게 아닌 텅빈 공간을 남겨두고 사방을 100석의 객석으로 꾸몄다. 김씨는 “무용수들의 몸짓을 다방면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성인 2만원, 학생 1만원. (02)3675-0931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