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오는 3월 잠정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일 간 TPP협상에서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주식용 쌀의 양을 확대하는 특별 기준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무관세로 수입하는 77만t과 별도로 수입할 물량은 연간 수만t 규모로, 일본의 쌀시장을 개방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협상 소식통은 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관세 협상이 큰 산을 넘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고가품 돼지고기에 부과하는 관세를 철폐하고 소고기 관세(38.5%)를 단계적으로 20% 이하로 낮추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도 긍정적인 발언이 나오고 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27일 미 상·하원 각각의 공청회에서 “미·일 협상에서 농산품 관세와 관련해 의미 있는 합의가 나왔다”며 “모든 협상 참가국은 수개월 안에 대체적 합의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통상일관교섭권(TPA)을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것도 TPP 합의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일 양측은 28일부터 자동차 분야의 수입 제한과 무역분쟁 처리에 대한 협의를 재개했다. 양측 간 협상 타결을 위해 다음달 미·일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TPP 협상을 주도하는 미·일 간 합의가 이뤄질 경우 나머지 참가국도 합의안을 보고 일괄 타결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신약 등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대립이 이어져 미국의 태도에 따라 협상이 표류할 위험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가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