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 2월 증시·환율·금리 향방…투자전략은?
올해 주식시장은 '1월 효과' 덕분에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연말 대비 1.85%, 코스닥은 9.24% 상승(29일 종가 기준)했다. 대내외 악재에 맞서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증시의 뚜렷한 조정 양상과 주요 원자재시장의 변동성 위험이 상존한다.

증시전문가들은 2월 주식시장이 1월에 이어 강한 반등을 이어갈 것이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봤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환율 전쟁 영향으로 안갯속이다.

◆ 불안한 1월 반등…2월 반등 유효 "투자심리 회복 전망"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1월 반등이 아직까지 불안하다고 진단했다. 주요 자산 변동성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해 글로벌 증시를 이끌었던 미국 증시가 뚜렷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요즘 가장 높은 변동성을 기록중인 자산은 미국 채권"이라며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금리 인상 전망에도 올해 17%나 하락했고, 채권으로 자금 유입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원재재 시장 변동성도 그대로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월에도 15.1% 떨어졌고, 구리 가격은 13% 내렸다. 반면 금 가격은 9.2% 뛰었다. 안전 자산(달러, 채권, 금) 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2월 국내 증시의 움직임은 1월보다 더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마켓 애널리스트는 "1월 증시는 대외 변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발표 이후 위험자산으로 관심이 회복되고 있고 유가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저유가 환경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애초 단기 조정을 예상했던 연초 전망을 '2월 이후 상승장'으로 전환했다"면서 "대외적인 위험요소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가운데 지난 4분기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1분기 예상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엔 운송,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보험, 증권 등 전체 26개 업종 중 16개 업종의 실적개선이 예상되고 있다"며 "일부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라는 뜻이고 적어도 상반기 중 국내 기업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2월 코스피지수가 1980선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실적개선 여부와 정부정책 기조 변화에 지수가 반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안갯속 원·달러 환율 움직임

유동성과 맞물려 증시에 적잖은 영향을 던져주는 기준금리는 다음달 인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승현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의 정책기조를 확인한 이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런데 다른 국가 중앙은행들의 집단 정책에 따라 한국은행의 다음 정책도 인하 기대로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당초 3월께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지만, 한국은행은 충분한 시간이 없기 때문(원화강세 압력이 높아짐)에 금리인하를 선택한다면 그 시점은 2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국내 물가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대한 명분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저유가 환경이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시각도 상당수다.

통화정책과 맞물려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그만큼 중요한 시기인데 글로벌 환율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전략팀 연구원은 "ECB의 자산매입(QE) 규모와 기간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유로(EUR/USD)는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인 1.12달러로 폭락했고 이에 대응해 스위스는 금리인하와 함께 유로화에 대한 환율 하한을 전격 폐기했다"고 전했다.

특히 "덴마크와 캐나다, 노르웨이 등 G10 통화국은 물론 인도, 터키, 페루 등 신흥국들마저 잇따라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며 "달러강세와 유가하락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 지연 기대를 높이고 있고 꾸준히 금리인상을 요구하던 영란은행(BOE)의 소수의견까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일본중앙은행(BOJ)이 다음 주자로 거론되는 등 글로벌 통화전쟁이 다시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신 연구원은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이 재정과 결합될 때는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기대로 주가와 금리가 반등하지만, 통화정책만 강화될 때는 주가상승과 금리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며 펀더멘털과 자산가격 간 괴리가 확대된다. 그런데 대부분 국가에서 재정정책 동반 없이 통화정책 강화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승현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선택하지 않거나 미루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는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빠른 원화강세는 다시 한국은행의 정책에 더 강한 압박을 주는 변수라서 시점이 늦춰질뿐 금리인하 가능성은 다시 부각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 2월 증시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은?

따라서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으로 변동성 확대를 감안한 포트폴리오를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일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재정정책이 동반되기 전까지 그리고 유로존의 부채축소와 신흥국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선진국 주식과 국채, 국내채권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로 변동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 투자자라면 확실한 실적 모멘텀(상승동력) 보유주(株)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실적개선 예상 종목이 주로 경기민감 대형주라는 점과 ECB의 대규모 양적완화 순풍이 외국인 매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2월부터는 4분기에 이어 1분기 실적 개선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2분기 연속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과 함께 4분기 어닝쇼크 속에서도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생활용품, IT하드웨어, 반도체 등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이기욱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싼 업종보다는 이익 증가가 예상되고 주가 상승 모멘텀이 있는 업종들에 대한 접근이 유효한 시기"라며 "화장품·의류, 비철금속, IT하드웨어, 디스플레이, 반도체, 건강관리 관련주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월 증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다"라고 거듭 강조한 뒤 "코스피의 경우 ECB 양적완화정책과 국제유가 하락 안정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매수 주체가 등장하지 않고 있어 하방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라고 우려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