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전세시장과 달리 월세시장은 공급이 늘면서 전·월세 전환율(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보증금에 월세를 내는 반전세 주택의 전·월세 전환율은 7.1%로 집계됐다. 전·월세 전환율은 작년 1분기 7.7%에서 2분기 7.3%, 3분기 7.2% 등으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3억원짜리 전세주택을 보증금 2억원짜리 반전세로 전환했다면 작년 1월에는 월세로 64만원을 내야 했지만 12월에는 59만원으로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작년 4분기 자치구별 전·월세 전환율은 종로·성북·중구가 7.9%로 가장 높았고 강동구가 6.6%로 가장 낮았다.

특히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전·월세 전환율 규제를 현재(10%와 기준금리의 4배수 중 낮은 비율)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와 국토교통부는 전·월세 전환율을 기준금리(현재 연 2%)+2~3% 수준으로 제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전·월세 전환율은 점진적으로 하향 추세를 유지하면서 지역 간 격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집주인과 세입자가 점차 상식적인 수준에서 계약을 맺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