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CC 회원국과 FTA 체결 땐 ICT·의료 등에 긍정적 효과"
“걸프만의 기적을 위해 반드시 한국을 배워야 한다. 한국은 인적 자원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짧은 시간에 선진국이 됐다.”

무하마드 알살림 알사바 전 쿠웨이트 부총리 겸 외무장관(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쿠웨이트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는 한국에 대학생 1000명 이상을 유학 보내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알사바 전 부총리는 사바 알살림 알사바 전 쿠웨이트 국왕의 장남으로 유력한 차기 국왕 후보로 꼽힌다. 쿠웨이트 국왕은 알살림 가문과 현 자베르 알자베르 알사바 국왕이 속한 알자베르 가문이 1716년부터 번갈아 맡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인 알사바 전 부총리는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유학생활을 함께한 인연으로 지난달 29일 무협이 주최한 ‘한·걸프협력회의(GCC) 비즈니스 파트너십 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GCC는 쿠웨이트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 등 걸프만 지역 6개국의 경제·안보 공동체다.

알사바 전 부총리는 주미 쿠웨이트대사와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거쳐 가문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교육재단인 알사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쿠웨이트 정부와 알사바재단은 한국 대학 정보를 수집하고 유학 희망 학생을 모으고 있다”며 “매년 1000명가량이 유학 가는 호주 이상으로 규모를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쿠웨이트 청년들이 한국식 발전 노하우와 한국인의 진취적인 사고방식을 배우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알사바 전 부총리는 “최근 중동의 정국 혼란과 저유가 등으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쿠웨이트뿐 아니라 GCC 회원국 사이에 선진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해 안보력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GCC 지역은 인구 4600만명에 1인당 구매력이 높지만 수입차 관세가 60%에 달하는 등 관세·비관세 장벽이 높아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GCC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아랍 지역을 제외하면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등 극히 일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과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도 2009년 중단했던 협상을 올해 안에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도 시장 선점을 위해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무협의 분석이다.

알사바 전 부총리는 “한국과 GCC는 상호 보완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FTA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보통신기술(ICT) 의료 교육 등 한국이 강점이 있는 산업에서 교류를 늘려나가길 바란다”며 “기술력 있는 한국 기업과 중동의 자본이 만나 합작법인을 세우면 중동과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시장을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