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1일 오후 4시55분

[마켓인사이트] 부실채권 투자사, 회사채 발행 잇따라
부실채권(NPL) 투자회사들이 연초부터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부실채권을 추가로 사들이는 데 쓸 현금을 미리 확보해놓기 위해서다. 부실채권 투자회사들은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올해 부실채권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F&I(옛 우리F&I)와 외환F&I(옛 외환캐피탈)는 2일과 오는 10일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각각 회사채를 발행한다. 대신F&I는 1000억원, 외환F&I는 600억원을 조달한다. 국내 최대 부실채권 투자회사인 연합자산관리는 지난달 2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 들어 한 달여간 이들 3사가 신규로 늘리는 장기 차입금만 4100억원에 달한다. 두 차례에 걸쳐 총 22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던 작년과 비교되는 수치다.

대신F&I 측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본격 시행될 경우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해운업과 조선업, 건설업의 구조조정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합자산관리 관계자도 “경기 침체에 따라 부실채권이 올해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부실채권 추가 인수를 위한 실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 이 시장에 뛰어드는 회사도 늘고 있다. 화인자산관리(옛 한국개발금융)는 작년 1월 여신전문 금융업을 중단하고 부실채권 투자회사로 업종을 전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보유 잔액은 2008년 말 14조7000억원에서 작년 9월 26조1000억원으로 약 80% 증가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